"손발 묶인 채 사망했는데…" 양재웅 병원 의료진, 첫 재판서 '일부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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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묶인 채 사망했는데…" 양재웅 병원 의료진, 첫 재판서 '일부 혐의' 부인

2025. 12. 15 12:1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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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실 격리 후 17일 만의 사망

의료진 "기록 위조 혐의만 인정"

양재웅 국감 출석 /연합뉴스

"단순한 의료 과실이 아닙니다. 이것은 방치이자 유기입니다."


15일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6단독(박인범 판사) 법정. 30대 딸을 잃은 어머니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유명 정신과 전문의 양재웅 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숨진 환자 C씨 사건의 첫 재판 현장이다. 피고인석에 선 의료진은 고개를 숙이는 대신 철저한 법리적 방어막을 쳤다. 환자를 보지도 않고 진료기록부를 쓴 '절차적 불법'은 인정했지만,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결과적 책임'은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환자 방치와 허위 기록, 17일간의 진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이어트 약물 중독 치료를 위해 부천의 모 병원에 입원한 30대 여성 C씨는 입원 기간 중 극심한 복부 통증을 호소했다. 그러나 의료진의 대응은 치료가 아닌 '격리'와 '결박'이었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주무 간호사 A씨(46)를 포함한 의료진은 C씨에게 투여한 항정신병 약물의 부작용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경과 관찰 의무마저 소홀히 했다. 통증을 호소하는 C씨를 안정실에 감금하고 손발을 묶어 방치했다. 심지어 의사의 처방 없이 임의로 변비약을 투여하는 무면허 의료 행위까지 서슴지 않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유령 진료' 정황이다. 의료진은 C씨를 대면 진료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진료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했다. 결국 C씨는 입원 17일 만에 장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급성 가성 장폐색'으로 숨을 거뒀다.


"차트는 가짜 맞지만, 죽인 건 아니다"… 책임 회피 전략

이날 재판에서 간호사 A씨 측 변호인은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등 의료법 위반 혐의는 인정한다"고 밝혔다. CCTV와 전자의무기록 등 명백한 증거가 있는 혐의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겠다는 뜻이다. 함께 기소된 다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 역시 의료법 위반 혐의만 인정했다.


그러나 정작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업무상과실치사'와 '감금' 혐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진료 기록을 조작하고 환자를 묶은 사실은 있지만, 이러한 행위가 직접적으로 환자의 사망(급성 가성 장폐색)을 유발한 원인은 아니라는 논리다. 담당 주치의 B씨(43) 측은 "기록 검토가 덜 됐다"며 구체적인 의견 표명을 미뤘다.


법적 쟁점은 '인과관계'… 처벌 수위 가를 핵심 키워드

향후 재판의 핵심은 의료진의 과실과 환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에 집중될 전망이다. 법적으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려면 의료진이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회피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 과실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변호인 측은 C씨의 사망 원인인 장폐색이 의료진의 조치와 무관하게 발생한 예측 불가능한 합병증이거나 기저질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검찰은 항정신병 약물 투여 후 부작용 관찰을 소홀히 하고,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적절한 조치 대신 변비약만 투여하여 병을 키웠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위법한 '감금'인가 정당한 '치료'인가

또 다른 쟁점은 환자를 묶은 행위가 '감금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정신과 병동에서의 신체 결박(강박)은 자·타해 위험이 뚜렷할 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의료 행위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C씨를 결박한 것이 당시 의학적 수준과 환경에 비추어 치료적으로 필요하고 정당했는지, 아니면 환자의 신체적 자유를 부당하게 박탈한 위법 행위였는지를 따지게 된다. 유족 측은 이를 두고 "명백한 유기이자 범죄"라며 의료진의 행위가 치료의 범위를 벗어났음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의료진이 이미 인정한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혐의만으로도 의사 면허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만약 재판 결과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될 경우 의료법 결격사유에 해당하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해당 병원은 최근 관할 보건소로부터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의 사전 통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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