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처 메모 남기고 조리원 떠난 친모... 16일 영아 유기 징역형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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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메모 남기고 조리원 떠난 친모... 16일 영아 유기 징역형 집행유예

2026. 02. 09 12:0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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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정 있다"

산후조리원에 생후 16일 영아와 가족 연락처가 적힌 메모를 남기고 떠난 친모에게 법원이 아동유기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생후 16일밖에 되지 않은 핏덩이를 산후조리원에 홀로 남겨두고 떠난 친모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아이의 안위보다 자신의 퇴원이 우선이었던 이 비정한 선택 뒤에는 가족의 연락처와 아이를 부탁한다는 짧은 메모가 남겨져 있었으나, 법은 이를 정당한 보호 행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신생아실에 홀로 남겨진 아기, 그리고 짧은 메모 한 장

사건은 지난 2022년 6월 22일 오전 8시 10분경,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C 산후조리원'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 조리원 D호에 머물고 있던 피고인 A씨는 태어난 지 보름 남짓 된 아들(생후 16일)의 친모였다.


A씨는 이날 조리원에서 퇴원하며 아들을 데려가는 대신 신생아실에 그대로 남겨두는 선택을 했다. 그녀가 떠난 자리에는 남편과 시댁의 연락처, 그리고 '피해 아동의 인도를 부탁한다'는 내용이 적힌 메모지 한 장만이 남겨져 있었다.


자신의 보호와 감독을 받는 영아를 안전하게 양육하거나 적법한 기관에 위탁하지 않은 채, 사실상 조리원 관계자들에게 아이를 떠넘기고 자리를 이탈한 것이다. 이 행위는 즉시 수사 기관에 포착되었고,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당한 절차 없는 '유기' 행위... 법의 잣대는 엄중했다

인천지방법원 형사단독(판사 김지후)은 최근 열린 선고 공판(2025고단375)에서 피고인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보호·감독 대상인 아동을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인 보호와 양육으로부터 소외시킨 '방임 및 유기'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증거들에 따르면, A씨의 혐의는 명백했다. 경찰의 진술조서와 112 신고사건처리표, 산후조리원 내부 CCTV 분석 결과는 A씨가 아이를 두고 홀로 퇴원한 사실을 뒷받침했다. 특히 A씨가 직접 남긴 메모는 아이를 현장에 방치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법원은 "누구든지 보호하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기본적인 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A씨의 행동이 아동복지법이 금지하는 금지행위에 해당함을 명확히 했다.


초범에 반성 기미...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배경

다만 재판부는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사회적 기회를 한 번 더 부여하기로 했다. 양형의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생후 16일의 신생아를 정당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유기한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다행히 아이에게 직접적인 위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A씨가 초범으로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는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었다. 법원은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를 고려하면서도, 피고인의 나이와 성향, 가족관계 등을 종합해 아동 관련 기관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했다.


이번 판결은 부모의 개인적인 사정이 아무리 절박하더라도, 자녀를 정당한 절차 없이 방치하거나 타인에게 떠넘기는 행위는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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