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협박 문자 때문에 숨쉬기조차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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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협박 문자 때문에 숨쉬기조차 힘들어요”

2019. 09. 17 16:5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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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심·불안감 유발 문자메시지 반복해 보내면 정보통신망법 위반

내용에 따라 공갈죄나 협박죄도 성립 가능

협박 문자에 고통받는 소녀의 놀라는 모습.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 메시지가 계속 될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A씨는 9일 연속 협박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 삼촌이 소개해준 인테리어 공사자에게 집수리를 맡긴 게 화근이었다. 그는 인건비 명목으로 "몇 백만원 더 달라"며 협박하고 있다. A씨가 추가 발생한 인건비 내역이라도 상세히 알려달라고 했지만, 상대방은 “돈 주기 싫으니 핑계 댄다”며 막무가내로 문자를 보냈다.
“아침에 돈 보내라. 아니면 니네 삼촌 괴로울거다” “이제는 시간간격 분간격으로 문자보낼거다. 니네 삼촌 얼굴 보려면 잘 처리해~” “소탐대실이라는 뜻 알지? 사람을 잃게 될거다. 누굴 잃을지 잘 생각해봐” “추석날 네 삼촌 집에서 보자. 내가 어떤 놈인지 확실히 보여줄테니까” 등의 문자들 26회에 걸쳐 보냈다.
A씨는 문자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명치가 심하게 조여오고 숨도 쉬기 버거워져 병원을 찾았다. 스트레스로 위경련이 발생했다는 진단이 나와 약을 먹었다. 의사는 이 증상이 한 달 정도 더 계속되면 공황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B씨는 헤어진 남자친구 C씨의 어머니가 보내는 협박 문자로 고통받고 있다. B씨는 C씨를 만나 3개월 정도 교제했지만, 그의 어두운 성격이 맞지 않아 이별을 통보했다. 그러자 C씨는 “그러면 내가 죽을 것”이라는 문자를 보내는 등 불안정한 정신상태와 강한 집착을 보였다. 그리고는 한동안 연락 없기에 잘 지내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보름쯤 지난 뒤 C씨의 어머니로부터 부재중 전화 1통과 장문의 카톡메시지 3통이 와있었다. “순진한 애 꼬셔서 버린 죄값 톡톡히 받아라. 너 때문에 죽은 우리 아들 내일 화장한다…”는 내용과 함께 온갖 상스러운 욕설과 저주, 협박, 악담이 담겨있었다.
몇 시간 뒤 카톡 메시지가 또 하나 왔다. “내가 받은 고통만큼 너도 당해야 공평하다”며 시체 검안서 사진을 첨부해 보냈다. B씨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은 이해되지만, 미래를 약속한 사이도 아니었고 고작 3개월 사귀다 헤어졌는데, 아들의 죽음이 왜 내 탓이 되어야 하는지 숨이 막힌다”며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변호사 도움을 요청했다.

공포심이나 불안감 유발하는 문자메시지 계속 보내는 것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망 이용을 촉진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 법률이다. 아울러 이 법은 정보통신망을 건전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국민 생활 향상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정보통신망법 제74조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 문헌, 음향, 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대법원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 문헌, 음향, 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그 내용, 상대방과의 관계, 표현 방법과 그 의미, 보낸 횟수와 전후 사정, 상대방이 처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피해자가 공포심이나 불안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의 수신을 차단했을 경우라도 스팸 보관함의 문자를 피해자가 확인·인식할 수 있어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만난 남자 동창생에게 “사귀자”며 일주일 동안 300차례 가까이 문자를 보낸 한 여성에게 대법원이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사례가 있다. 이 여성이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자신과 교제하지 않으면 회사에 연락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 협박성 내용도 포함돼 불안을 유발했다. 또 남자 동창생이 메시지 수신을 거부했는데도 계속 문자를 보내 이 메시지들이 스팸 문자 보관함에 수북이 쌓여있었다.

문자메시지 통한 지속적 협박, 형법상 협박죄나 공갈죄도 성립 가능

서울종합 법무법인 박준성 변호사는 A씨의 사례에 대해 “A씨에게 채무가 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행위는 채권추심 관련 법률과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답변했다. 박 변호사는 “상대방의 행위는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은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이므로 변호사의 심층적인 상담과 조력을 받아 고소를 진행할지 여부 등을 결정하는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평화의 박현우 변호사는 “A씨의 사안과 같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를 반복적으로 보내는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할 수 있으며, 돈까지 요구하는 경우 공갈미수 성립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위자료청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로펌 진화의 김한호 변호사는 “A씨의 사안은 형법상 공갈죄가 성립하며, 구체적인 협박 내용에 따라 신변보호 요청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갈죄는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으로 상대방의 의사에 제한을 가하는 범죄를 말한다.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는 반드시 상대방의 반항이 불가능할 정도일 필요는 없으며, 재물을 갈취할 의도로 공갈 행위를 개시했을 때 실행의 착수가 인정된다.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에 비해 협박죄는 해악을 고지해 상대방의 의사 형성 자유를 침해할 경우 성립되는 범죄를 말한다. 해악 고지의 내용에는 제한이 없다. 생명, 신체, 자유, 명예, 재산, 정조, 신용, 업무에 대한 일체의 해악이 포함된다. 본인에 대한 해악은 물론 본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해악도 대상에 포함된다. 대법원은 협박의 의미를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협박죄는 3년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도는 과료에 처한다.


B씨의 상담사례에 대해 법무법인 지후의 민태호 변호사는 “상대방의 문자 협박이 B씨가 공포심을 느낄 정도로 반복적이라면, 협박죄나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상대방을 형사고소 가능하다”며 “이와 별개로 민사상으로 그런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접근금지가처분도 신청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법률사무소 명재의 이재희 변호사는 “상대방의 아들이 자살하여 슬픈 것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그 죽음이 B씨 탓이라거나, B씨가 법적으로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한다. 이 변호사는 “그런 상황에서 B씨에게 ‘고통’을 똑같이 받으라는 식으로 시체 검안서 사진 보내고 욕설을 보내는 행위는 법리적으로만 본다면 ‘협박죄’ 또는 ‘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 제4호 위반죄’가 성립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B씨가 C씨 어머니의 문자메시지를 ‘차단’하는 등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번호나 아이디를 바꾸어 연락을 해온다면 접근금지명령을 법원에 신청, 이를 위반할 때마다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명령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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