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없음’으로 결론 난 지 오래된 사건…왜 아직도 수사경력자료가 삭제되지 않았지?
‘혐의없음’으로 결론 난 지 오래된 사건…왜 아직도 수사경력자료가 삭제되지 않았지?
강간미수 ‘혐의없음’은 10년, 폭행 ‘혐의없음’은 5년 지나야 수사 기록 사라져
어떤 혐의로 수사받느냐에 따라 기록 삭제 기간 달라져

A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기록은 언제쯤 삭제될까? /셔터스톡
A씨는 2014년에 강간미수 혐의로 고소당했다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그리고 2020년에는 말싸움 중 폭행으로 신고당했다가 역시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다.
그런데 최근 범죄 수사경력 회보서를 발급해 보니, 아직도 이들 사건에 대한 수사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무혐의 처리된 사건들인데 지금까지도 수사 기록이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게 A씨는 의아하다. 수사 결과 '혐의없음'으로 결론 나면 수사 기록이 삭제되는 게 아닌가? 이 기록을 삭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변호사들은 A씨가 받은 강간미수 혐의와 폭행 혐의는 무혐의 처분 받았다고 해서 즉시 수사 기록이 삭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강간미수 혐의없음은 처분 확정일로부터 10년, 폭행 혐의없음은 처분 확정일로부터 5년이 지나야 수사 기록이 삭제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수안 김의회 변호사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형실효법)에 따라 수사경력자료는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정해진 보존기간이 지나야 삭제하는데, 강간미수 혐의는 10년, 폭행 혐의는 5년이 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강간미수는 2014년부터 10년 지난 2024년, 폭행은 2020년부터 5년 지난 2025년에 각각 삭제될 것”으로 그는 계산했다.
김 변호사는 “무혐의 처분 즉시 수사 기록이 삭제되려면 법정형이 장기 2년 미만인 징역 등에 해당하는 혐의여야 하는데, A씨가 혐의를 받았던 강간미수나 폭행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변호사들은 범죄 혐의가 무혐의 처리됐더라도, 어떤 죄로 수사를 받았느냐에 따라 수가 기록 삭제 기간이 달라진다고 짚었다.
또 만 19세 미만은 소년법 제2조 적용을 받아 무혐의 처분 받으면 즉시 수사 기록이 삭제되나, 성인은 별도의 특칙을 두지 않아 각 죄에 정한 보존기간이 지나야만 삭제된다고 설명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수사경력자료의 정리)에 따르면,
①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죄는 ‘10년 후 삭제’
②법정형이 장기 2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죄는 ‘5년 후 삭제’
③법정형이 장기 2년 미만의 징역·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죄는 ‘즉시 삭제’로 규정되어 있다.
A씨의 경우 강간미수 무혐의는 ①에 해당하고, 폭행은 ②에 해당한다. 그의 수사 기록이 즉시 삭제되지 않은 이유는 ③에 나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