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유치원에서 성추행당해”…아동학대 방임 등으로 소송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서 성추행당해”…아동학대 방임 등으로 소송할 수 있을까?
유치원은 학교폭력 적용 대상 아니고, 가해 아동이 만 10세 미만이어서 형사책임도 물을 수 없어
가해 아동 부모와 유치원 측에 관리책임 물어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지만, 실익 적어

유치원에 다니는 자기 아이가 다른 아이들로부터 성추행 당했다며 소송을 고려 중인 학부모 A씨.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셔터스톡
A씨의 아이가 유치원에서 다른 아이들로부터 성추행당했다. 유치원 점심시간에 여자아이 두 명이 A씨의 아이에게 병원 놀이하자며 가슴, 배, 엉덩이, 성기 등을 보여달라고 해 보여줬다는 것이다.
수치심을 느낀 아이가 집에 와 이 사실을 얘기했다. CCTV를 확인해 보니 아이가 말한 내용이 고스란히 찍혀 있고, 이 일이 벌어지는 몇 분 동안 교사는 자리에 없었다.
A씨는 유치원의 관리 감독 의무 소홀을 아동복지법 위반 등으로 고소할 수 있을지, 성추행 아이 부모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지 등을 변호사에게 물었다.
변호사들은 누구를 상대로 하든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법률사무소 장우 이재성 변호사는 “유치원의 경우 학교폭력 적용 대상이 아니며, 가해 아동이 만 10세 미만이므로 형사책임도 묻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또 “유치원 원장과 선생님이 단순히 소극적인 대응을 한 것을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고소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참 신정현 변호사는 “성추행은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성립하는데, 아마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을 것이기에 나이를 떠나서도 형사고소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가해 아동 측과 유치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은 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하지만 배상액이 1,000만 원을 넘기 어려워, 변호사 선임 비용 등 소요 경비를 고려할 때 실익이 적어 보인다.
이재성 변호사는 “이 사건은 가해 아동과 보호자, 유치원 원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민사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태희 김경태 변호사는 “가해자가 아동이기에 주된 책임은 가해 아동과 보호자에게 있으며, 유치원 등에는 관리 감독 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소구(소송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신정현 변호사는 “아이가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면 소아정신과의 진단을 받아서 유치원과 상대 아이들 부모의 관리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재성 변호사는 “다만 유사사례에 비추어 볼 때 배상액이 1,000만 원을 넘기는 어려워, 금전적인 면에서 소송의 실익은 적을 수 있다”고 짚었다.
법률사무소 오율 전경석 변호사는 “유치원 측이 이 사건을 학부모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숨기려 했다면, 교육청에 민원을 넣어 장학지도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