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미리 주식 사놓고 방송에서 추천해 37억 시세차익…유죄 맞다"
대법 "미리 주식 사놓고 방송에서 추천해 37억 시세차익…유죄 맞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9년 동안 총 5번 재판
무죄 3번 받았지만, 대법은 2번 연속 유죄 판단

증권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미리 사둔 특정 종목 주식을 추천하는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증권방송 전문가에게 대법원이 유죄 판단을 내렸다. /셔터스톡
"어떤 주식이 상승할지 초보분들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 노하우를 공개해드리겠습니다."
증권방송 전문가로 각종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온 A씨. 그는 지난 2011년부터 방송에서 본인이 미리 사들인 특정 종목의 매수(사들이는 것)를 추천했다. 이후 주가가 오르면 즉시 주식을 판매해 약 37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미리 사둔 주식을 추천했다가 주가가 오르면 즉시 차익을 남기는 '스캘핑(scalping⋅가죽 벗기기)' 수법. 스캘핑이 사법 당국에 적발된 건 해당 사건이 처음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9년 동안 총 5번의 재판이 이뤄진 끝에 대법원의 판단은 또 '유죄'였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43)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A씨의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이었다. 이 법은 "시세 변동 목적으로 위계(僞計⋅속임수)를 사용하는 행위(제178조 제2항)",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는 행위(같은조 제1항 제1호)" 등을 금지하고 있다.
1⋅2심은 무죄로 판결했다.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만한 행위이지만, 자본시장법 위반은 아니라고 봤다. 그러자 대법원이 앞서 한 차례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는데, 재차 무죄가 선고됐다. A씨가 특정 종목을 추천하는 이유에 대해서만 설명했을 뿐, 시청자들에게 매수를 부추긴 건 아니라는 취지였다.
또다시 사건을 받아든 대법원은 사건을 깨고, 다시 한번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방송의 파급력과 A씨의 지위를 고려했을 때 매수 의사를 불러일으킬 만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대법원은 A씨와 같은 투자전문가가 이해관계를 밝히지 않은 채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위계'에 해당하는 게 맞는다고 못 박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스캘핑 행위의 '증권 매수 추천'에 대한 의미를 밝힌 것"이라며 "어떤 행위가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2번 연속 A씨의 '스캘핑' 행위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판단한 가운데 6번째 하급심 재판에선 어떤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