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받으면 괜찮아?”… 변호사 아닌 일반인의 무료 법률상담, 변호사법 위반일까
“돈 안 받으면 괜찮아?”… 변호사 아닌 일반인의 무료 법률상담, 변호사법 위반일까
“형량 예측해드려요”... 선의로 시작한 무료 상담, ‘불법’의 덫 될 수도

변호사들은 한 목소리로 자격 없는 일반인의 법률상담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형량 예측해드려요”... 선의로 시작한 무료 상담, ‘불법’의 덫 될 수도
인터넷 채팅방에 “어려운 분들께 무료로 법률상담 해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린 A씨. 변호사는 아니지만, 법률 지식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억울한 형사사건에 휘말린 이들에게 예상 형량을 짚어주고 법적 대응 방향을 알려주는 그의 ‘선행’은 과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전할까.
“돈만 안 받으면 합법?”… 변호사법의 칼날, ‘대가성’을 겨누다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법이 겨누는 칼날은 법률상담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를 통해 얻는 ‘대가성(代價性)’에 있다.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는 “순수하게 어떠한 직간접적 이익 없이 개인적 차원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것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미 법률사무소의 이희범 변호사 역시 “실제 상담료를 받지 않았다면 처벌은 어려워 보인다”고 같은 의견을 냈다. 즉, 금전적 보상 없는 순수한 호의에 기반한 상담이라면 변호사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료’의 함정… 보이지 않는 ‘간접 이익’도 유죄?
하지만 ‘무료’라는 단어 뒤에 숨은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만약 A씨의 무료 상담이 다른 사업을 홍보하거나, 미래의 유료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포석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직접 돈을 받지 않았더라도 사업 홍보, 고객 유치, 신뢰도 상승 같은 ‘간접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훈 변호사는 “특정 사업의 일환으로 법률상담을 하는 경우, 직접적인 금전 수수가 없더라도 간접적 이익을 얻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강의 이한솔 변호사도 “일반인이 순수하게 선의로 무료법률상담을 해주는 것을 쉽사리 상정하기는 다소 어렵다”며 “배후에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행위가 있다면 변호사법 위반으로 의율(법규를 적용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 정보 제공 vs 구체적 사건 조언… 선 넘는 순간 ‘불법’ 소지
변호사법이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취급을 막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자격 없는 이의 잘못된 조언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한장헌 변호사는 “단순한 정보 제공(예: 법 조항 설명)은 괜찮지만, 특정한 사건에 대한 법적 조언이나 대응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변호사만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시 A씨의 사례로 돌아가 보자. 그가 한 것처럼 형량을 예측하고 구체적인 대응법을 알려주는 것은 대법원 판례가 정의하는 명백한 ‘법률상담’ 행위에 해당한다. 비록 대가성이 없어 처벌은 피할 수 있더라도, 매우 위험한 줄타기다.
“결국 해답은 변호사에게”… ‘공짜’에 기댔다간 더 큰 위험
법조계는 한목소리로 자격 없는 일반인의 법률상담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추후 금전적 이득을 취할 의도가 있다면 더욱 명백한 위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법률 문제가 발생하면 반드시 자격을 갖춘 변호사와 직접 대면 상담을 거칠 것을 권했다. 결국 ‘공짜’라는 달콤함에 기댔다가 더 큰 법적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