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두 달 만의 복수극…128통 전화·협박, '경계선 장애' 여성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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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두 달 만의 복수극…128통 전화·협박, '경계선 장애' 여성의 눈물

2025. 12. 11 10:2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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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에 스토킹·공갈, 정신질환 '심신미약' 주장…변호사 8인 "실형 가능성, 합의가 관건"

협의이혼 후 전남편에게 스토킹과 협박을 일삼은 여성이 법적 처벌 위기에 놓였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협의이혼 두 달 만에 전남편을 향한 스토킹과 협박을 일삼은 여성이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법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8월, 전남편과 협의이혼한 A씨의 세상은 무너졌다. 억울함에 잠 못 이루던 그녀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다. 이혼 두 달 만에 시작된 그녀의 '복수'는 전남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멈출 수 없었던 폭주…128통의 전화와 1000만 원


A씨의 분노는 온라인 공간에서 처음 폭발했다. 전남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게시하고, 그의 조현병 진단서까지 유출했다. 광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A씨는 무려 128차례에 걸쳐 전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스토킹했고, 급기야 협박을 통해 1000만 원을 뜯어냈다가 돌려주는 기행까지 벌였다.


결국 전남편의 고소장이 날아들었고, A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 앞에 섰다. 그녀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경계선 성격장애, 양극성 장애,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녀의 머릿속은 두 가지 공포로 가득 찼다. 자신의 정신질환이 '심신미약(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으로 인정받지 못해 실형을 살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유아교육 전공자로서 평생 꿈꿔온 교사의 길이 막힐 수 있다는 절망감이었다.


"실형 각오해야"…'심신미약' 인정은 하늘의 별 따기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진단했다. 여러 범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형 선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특히 A씨가 마지막 희망으로 여기는 '심신미약' 인정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경계선성격장애나 양극성장애 진단만으로 심신미약이 인정되기는 어렵다"며 "범행 당시의 구체적인 정신상태와 질병의 중증도에 대한 정신감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진단서가 '감형 프리패스'는 아니라는 뜻이다.


한 변호사는 "사이버 명예훼손, 스토킹, 공갈 등 여러 범죄가 결합된 '경합범'"이라며 "실형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 역시 "심신미약은 인정되기 쉽지 않다. 실형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조언했다.


벼랑 끝 희망, '피해자 합의'라는 마지막 동아줄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은 남아있다. 변호사들이 만장일치로 제시한 유일한 해법은 바로 '피해자와의 합의'다. 전남편에게 용서를 구하고 피해를 회복하려는 진심 어린 노력이 형량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것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피해 회복을 위해 피해자와의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진단서, 치료기록과 함께 진심이 담긴 반성문을 준비하라고 권했다. A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도 그녀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초범이고 피해 변제가 일부 이뤄진 점, 정신과적 질환이 있다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참작 사유"라며 "통상적으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교사의 꿈, 이대로 끝나나"…취업제한이라는 현실의 벽


A씨의 또 다른 고민인 교사 자격 문제. 법적으로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아동학대 관련 범죄가 아닌 한, 형사처벌 기록만으로 교사 임용이 원천 금지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최성현 변호사는 "실형이 선고되지 않는 한 법적인 제한은 없지만, 범죄경력 조회 시 해당 전과가 확인될 수 있어 실질적인 취업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의 특성상, 채용 기관이 범죄 경력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A씨의 미래는 법원의 최종 판단과 그녀 자신의 노력에 달리게 됐다. 한순간의 억울함이 불러온 범죄의 대가는 혹독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그녀에게 법이 마지막 기회를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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