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피해자'에 전하는 변호사의 현실 조언 "지금 그럴 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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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피해자'에 전하는 변호사의 현실 조언 "지금 그럴 때가 아닙니다"

2019. 12. 27 19:47 작성
조하나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on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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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만원 닭강정 허위주문 범인, '학교폭력 가해자'가 아닌 '불법 대출 사기단'

대출 사기 직전 빠졌지만⋯A씨도 여전히 처벌 가능성 남아있어

공범으로 처벌받지 않기 위해 A씨가 해야 할 일

'닭강정 허위 주문' 사건은 '대출 사기단'에서 달아난 20살 청년을 협박하기 위한 사건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사들은 도망친 청년에게 "공범이 될 우려가 있다"고 조언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 편집=조하나 기자

크리스마스에 공분을 자아낸 '닭강정 허위 주문' 사건은 학교폭력 사건이 아니었다. 이 사건은 '대출 사기단'이 조직에서 도망친 20살 청년을 협박한 사건이었다.


20살 청년 A씨는 '사기 대출'이 이뤄지기 직전, 마음을 고쳐먹고 도망쳤다. 그리고 협박 피해까지 받았다. 이런 점들 때문에 A씨가 사기단에 가담했던 사실은 조명받지 못했다. 사기단이 범죄를 기획했을 당시 잠시 몸을 담았던 A씨는 지금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운 걸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현실적으로 A씨에게 조언했다. "A씨가 빠져나온 이후에 사기단이 범죄를 저지르면 A씨도 '공범'이 될 우려가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처벌받을 위기에 몰렸다는 것이다.


대출 직전 은행에서 도망친 A씨, 협박 위해 '닭강정' 주문한 사기단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대출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대출 사기단을 만났다. A씨는 사기단과 함께 일주일 동안 모텔과 찜질방 등에서 합숙하며 사기 대출을 받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일주일간 합숙 훈련을 마친 A씨는 지난 24일 사기단과 함께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A씨는 은행 창구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범행 직전에 마음을 고쳐먹은 것이다. A씨는 은행 뒷문을 통해 달아났다. 대출 사기단은 A씨에게 앙갚음하고자 피해자 집 주소로 닭강정을 허위로 주문했다.


사기단에서 빠졌어도⋯A씨는 여전히 사기단의 '공범'이다

결정적인 순간 마음을 돌린 A씨는 다행히 범죄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고 말한다.


법무법인 태일 최재윤 변호사는 "단독범일 경우 범행에 착수하기 전 빠져나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만 '대출 사기단'은 다르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A씨가 빠져나온 이후 나머지 대출 사기단이 결국 사기범행을 저지른 경우 A씨에게도 사기죄의 공동정범(공범)이 성립한다"며 "공동정범의 가벌성(可罰性⋅어떤 행위에 대해 벌을 줄 수 있는 성질)은 가담자 전체 행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A씨가 사기단에서 이탈한 이후에 사기단이 범죄를 저지르면, A씨가 그 법적 책임을 공범으로 함께 짊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처벌받지 않으려면 A씨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A씨가 자기가 하지도 않은 사기 범죄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나머지 사기단이 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변호사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사기단이 A씨가 이탈한 이후 범행을 어디까지 진행했느냐에 따라 A씨 처벌 수위가 결정된다고 했다. ①사기 대출을 시도하기 전 ②사기 대출을 시도했을 때 ③실제 대출금을 받아냈을 때 순서로 처벌이 무거워진다.


'불법 사기 대출단'의 행동에 따라 A씨의 처벌 가능성도 달라진다. 변호사들은 "A씨가 사기단이 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편집=조하나 기자


① 사기 대출을 시도하기 전

나머지 일당이 사기 대출을 시도하기 전이라면 A씨는 천만다행이다. 사기죄는 예비 단계를 처벌하지 않아 A씨가 공범으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없다. 최재윤 변호사는 "사기예비죄는 없기 때문에 (은행을) 속이려는 행위가 없었다면 처벌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경찰에 신고해서 사기단이 범행을 진행시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A씨가 계속 이 단계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만약 '사기단이 은행을 속이려고 시도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A씨는 처벌받을 위험이 있다.


② 사기 대출 시도 후 대출금 받기 전

사기단이 대출을 시도한 이후라면 A씨는 처벌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사기단이 최소한 미수범으로 처벌받게 되기 때문에, A씨 역시 미수범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이다.


미수 감경을 받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확률이 있다고 변호사들은 예측했다.


③ 실제로 대출이 실행됐을 때

최악의 경우는 사기단이 사기 대출에 성공해 실제 은행에서 돈을 받아냈을 때다. 이 범죄는 기수(旣遂⋅범죄의 구성 요건으로 완전히 성립)다. 이렇게 되면 A씨는 사기죄의 공범이 된다.


법무법인 법승의 박진택 변호사는 "초범임에도 1년 내외의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사회초년생을 노린 신종 범죄 '작업대출', 처벌 수위는 무겁다

A씨가 가담한 범죄는 '작업대출'이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이 유령회사에 취업한 것처럼 위장한 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 범죄다. 사기단은 브로커로서 대출금액의 30~5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형량은 상당히 무겁다.


박진택 변호사는 "A씨와 같은 사람들은 작업대출이 어렴풋이 편법이라고만 알고 있을 뿐, 무거운 범죄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브로커뿐만 아니라, A씨와 같이 대출을 받은 사람들 역시 형법 제347조(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제 46조에 의해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며 "법원 역시 '조직적 사기'인 만큼 무거운 형을 선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효현 박수진 변호사도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의 공범이 된다"고 했고, 법무법인 해자현 조은결 변호사 역시 "작업대출 사건은 일반적인 사기 사건보다 중하게 처벌된다"며 "초범이라도 징역형이 선고되어 법정 구속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법무법인 태일' 최재윤 변호사, '법무법인 법승' 박진택 변호사, '법무법인 효현' 박수진 변호사, '법무법인 해자현' 조은결 변호사 /로톡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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