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11번 중 4번만 출동…'이태원 참사' 국가에 책임 물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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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11번 중 4번만 출동…'이태원 참사' 국가에 책임 물을 수 있을까

2022. 11. 01 19:08 작성2022. 11. 01 19:22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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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께 사과"

"용산구⋅서울시⋅경찰 등에 책임 있다" 여론 거세

국가에 손해배상책임 물을 수 있을까?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만명이 몰릴 것이란 예고에도 용산구⋅서울시⋅경찰 모두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로톡뉴스는 법조계의 의견을 들어봤다. /연합뉴스·각 기관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1일 오전 기준, 156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가의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만명이 몰릴 것이란 예고에도 용산구⋅서울시⋅경찰 모두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실제 용산구는 미리 핼러윈 데이와 관련된 대책 회의를 열었으면서도 쓰레기 배출⋅식품 위생 등에 대해서만 논의했다. 안전과 관련 경찰에 도로통제⋅보행동선 관리 등은 한 차례도 요청하지 않았다. 서울시도 마찬가지였다. 별도의 안전대책 수립이나 논의가 없었다. 경찰 역시 "사고 당일 137명의 인력을 배치했다"고 밝혔지만, 사실 절반 이상인 79명이 마약 수사 등을 담당한 사복 경찰이었다.


안전대책이 미흡했던 사실에 대해 용산구와 서울시, 경찰은 공통적으로 "핼러윈 데이 행사는 주최자 없는 자발적 행사였다"며 "역할을 다했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차가웠다. 결국 지자체 행정 업무와 경찰 업무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가 대국민 사과했다. 이상민 장관은 참사 3일 만에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자체와 정부에 책임있다" 거센 여론⋯국가배상법 근거해 책임 물을 수 있나

그런데 일각의 의견처럼 행정당국, 즉 국가에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로톡뉴스는 법조계의 의견을 정리했다.


국가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는 국가배상법에 따라서다. 해당 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제2조 제1항). 관건은 지자체와 경찰 등이 관리, 감독 책임을 제대로 하지않았기 때문에(과실) 이번 참사가 벌어졌는지다.


박재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재윤 교수 제공
박재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재윤 교수 제공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지자체와 경찰의 적극적인 안전 조치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며 유감을 표하면서도 "이와 별개로 법적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박재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핼러윈 행사는 관리⋅감독의 주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국가에 법적 책임을 묻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불꽃축제의 경우 한화그룹과 SBS라는 주최자가 특정돼 있었고, 서울시가 안전심의를 하는 동시에 지자체⋅경찰 등과 합동 안전본부를 설치해 관리⋅감독을 지휘했다. 하지만 이번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이와 달랐다는 취지다.


일선 변호사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에스제이파트너스의 홍후혁 변호사는 "현행법상 특정한 주체 없이 자발적으로 모인 인파에 대해 안전 조치를 요구하는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며 "행정기관의 미비한 대처와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혀내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태연법률사무소의 김태연 변호사는 "국가의 적절한 사전 조치가 있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순 있다"고 했다. 하지만 "행사의 주최가 뚜렷하지 않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려고 해도, 그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법률 자문
'에스제이파트너스'의 홍후혁 변호사, '태연법률사무소'의 김태연 변호사,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 / 로톡DB
'에스제이파트너스'의 홍후혁 변호사, '태연법률사무소'의 김태연 변호사,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 / 로톡DB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도 "특정한 행사 주체 없는 자발적 모임에 대해 공권력이 인파를 통제해야 한다고 보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도 있다"며 "그런데도 이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국가배상법의 해당 조항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의 의견 역시 비슷했다. 서 변호사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이기 때문에 선제적인 조치가 어려웠다는 점은 경찰 등의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 고려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 경찰의 미흡했던 초동 대처가 추가로 공개되고 있다. 경찰은 참사 발생 약 4시간 전부터 총 11건의 신고가 접수됐는데도, 4건에 대해서만 대응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의 신고에 대해 "주변에 경찰력이 있다"고 전화로 안내만 했다.


이에 대해 서명기 변호사는 "압사의 구체적인 위험성이 발생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고, 이에 대해 경찰 신고가 여러 번 들어왔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특정한 사정이 있었다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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