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상품권 업체 차려 122억 돈세탁…'주식 리딩방' 조직원, 징역 4년으로 감형
유령 상품권 업체 차려 122억 돈세탁…'주식 리딩방' 조직원, 징역 4년으로 감형
1심서 혐의 전면 부인하더니 항소심서 뒤늦은 자백
법원 "조직 주도하지 않고 범행 반성하는 점 참작"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유명 증권사와 유튜버를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인 주식 리딩방 사기 조직의 자금세탁책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1심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해 중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한 점이 참작됐다.
서울고등법원은 2025년 7월 18일,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유명 유튜버 사칭해 HTS 접속 유도…유령 업체로 122억 돈세탁
이 사건 주식 투자리딩 사기 조직은 네이버 밴드와 텔레그램 등 SNS에 유명 증권회사 로고를 도용한 대화방을 만들고, 유명 유튜버나 투자전문가를 사칭하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이들은 자체 개설한 가짜 인터넷 투자사이트(HTS)에 피해자들을 가입시킨 뒤, 지정된 계좌로 돈을 송금하면 실제 주식 거래가 이루어져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속였다.
A씨는 이 조직에서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는 2024년 2월 말경 서울 강남구에 허위 상품권 업체를 개설하고 사업자 계좌를 만들었다.
이후 1차 범행 계좌에 입금된 피해금들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받은 뒤, 이를 당일 바로 현금과 수표로 전액 인출해 조직원에게 전달했다.
A씨가 이런 수법으로 인출해 돈세탁을 도운 금액은 현금 2억 9,000만 원, 수표 118억 3,000만 원 등 총 122억 원 상당에 달했다.
"화가 나서 영수증 찢었다" 황당 변명…1심 재판부 "죄질 극히 불량"
1심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자신은 실제 상품권 매매업을 했을 뿐이며, 모르는 구매자로부터 돈을 받아 상품권을 전달했을 뿐 사기 범행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상품권 구매자와는 밖에서 매번 다른 장소에서 만났다", "업무용 휴대전화는 술을 먹고 분실했고, 상품권 거래명세서 등은 계좌가 지급정지된 사실을 알고 화가 나서 찢어버렸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인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개설한 사업장 주소지가 집기류 하나 없는 공실이었던 점, A씨가 인출한 수표 중 43억 원 상당이 면세점 사업자들에게 지급되고 일부는 A씨의 사실혼 배우자나 지인들에게 지급된 점 등을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사기 범죄의 궁극적 완성에 필수적인 자금세탁책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여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2025년 2월 10일 A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배상신청인 2명에게 각각 6,100만 원과 3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배상명령도 내렸다.
2심서 뒤늦은 자백…법원 "반성 참작해 징역 4년으로 감형"
중형을 선고받은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심에 이르러 태도를 바꿔 자신의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1년 감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사기 조직의 범행을 주도하거나 지휘하는 지위는 아니었던 점, 기소된 사건의 피해액 합계(7,000여만 원)가 피고인이 전체 범행으로 출금한 돈에 비해서는 적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감형 사유를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깨고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벌금을 미납할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할 것과 압수물 몰수를 명했다.
한편, 1심에서 인용된 피해자 2명에 대한 배상명령(총 6,400만 원)은 피고인이 항소하지 않았고 취소·변경할 사유도 발견되지 않아 그대로 유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