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성관계 자랑?" 140명 카톡방에 허위 공지, 한순간에 '파렴치한' 됐다
"술자리 성관계 자랑?" 140명 카톡방에 허위 공지, 한순간에 '파렴치한' 됐다
전문가들 "공연성·특정성 명백, 형사고소·민사소송 동시 진행 가능"
'비방 목적' 인정이 핵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그날 새벽, A씨의 세상이 무너지는 데는 단 한 개의 '카톡 공지'면 충분했다.
140명이 모인 단체 카톡방 상단에 박제된 건 바로 자신의 이름이었다. 평소 앙심을 품고 있던 운영진 B씨가 올린 공지에는 '술자리 성관계 자랑', '업무 태만으로 인한 권고사직'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8가지 허위 사실이 나열돼 있었다.
A씨는 해명할 기회조차 없이 채팅방에서 강제 퇴장당했다. 순식간에 140명 앞에서 '파렴치한'으로 낙인찍힌 뒤였다.
'140명 앞 공개 저격', 7년 징역형도 가능하다
법률 전문가들은 B씨의 행위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140명이 참여한 공개방에서 특정인의 닉네임을 지목해 허위사실을 포함한 구체적 내용을 공지로 게시한 행위는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명예훼손은 '공연성(불특정 다수가 알 수 있는 상태)'과 '특정성(피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상태)'이 충족돼야 하는데, 140명 규모의 단체방 공지는 두 요건을 모두 만족시킨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명예훼손은 파급력이 커 일반 형법보다 처벌이 무거운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될 수 있다.
'허위사실' 입증되면 처벌 수위 급상승
특히 A씨가 '허위'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처벌 수위는 훨씬 높아진다.
법무법인 태강 정재영 변호사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일반 명예훼손보다 무겁게 다뤄진다"며 "술자리 성관계 자랑 등은 사회적 평판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설령 일부 내용이 사실이라도, B씨가 '공익적 목적'이 아닌 '개인적 비방'을 위해 글을 올렸다는 점이 인정되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캡처부터 하라", 승패 가를 첫 단추
변호사들은 A씨가 법적 대응에 나서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증거 확보'를 꼽았다.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변호사는 "해당 공지 내용 캡처, 방 참여자 수, 게시 시점, 강퇴 경위 등을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 삭제될 수 있어 신속한 증거 보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와 함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도 함께 진행할 수 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가해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합의를 통해 실질적인 피해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변호사의 조력을 통한 합의 절차 진행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의 심판으로 가해자를 처벌하고 금전적 배상을 받을 길은 열려 있다. 하지만 140명의 기억 속에 새겨진 주홍글씨와 디지털 세상에 남은 흔적을 완벽히 지우는 것은 법정 밖의 또 다른 싸움이다.
가해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을 살 수 있지만, 피해자의 무너진 평판은 '무기징역'에 처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