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중학생 2명 성폭행 후 "면책특권" 주장…라이베리아 외교관 구속된 이유
부산서 중학생 2명 성폭행 후 "면책특권" 주장…라이베리아 외교관 구속된 이유
비엔나협약 면책특권은 '국가 공관 소속' 외교관에게 적용
교육프로그램 참여차 한국 찾은 이들에겐 해당 안 돼

국제 행사 참가차 부산을 찾은 라이베리아 공무원 2명이 중학생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범행 후 "외교관으로서 면책특권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라이베리아 고위급 공무원들이 부산에서 한국 여중생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25일, 부산 동부경찰서는 라이베리아 공무원인 50대 A씨와 30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유엔 산하 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 주최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가, 이번 범행을 저지른 상태다. 특히 B씨는 외교관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체포 당시 "외교관으로서 면책특권이 있다"고 우리 경찰에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론 타국 대사 등 외교관은 비엔나(빈) 협약에 따라 범죄 혐의가 있더라도 체포나 구속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엔 어떻게 예외적인 구속이 가능했던 걸까?
'외교관계에 의한 빈 협약'과 '국제관습법'에 따라 면책특권이 인정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① 국가 공관 소속 외교관
② 국가원수에 준하는 인물
그러나 경찰과 부산지법 등은 이 사건 A씨와 B씨가 두 경우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B씨가 외교관 여권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한국에 공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찾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A씨와 B씨는 라이베리아의 간부급 공무원이긴 해도 국가원수에 준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이에 형사 사건은 '속지주의'(屬地主義)에 따른다는 원칙에 따라 두 사람을 구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 국가의 영토 안에 있는 사람은 해당 국가의 법을 적용받는다는 원칙이다.
이 사건 A씨와 B씨는 지난 22일 부산 모 지하철역에서 피해 여중생들을 우연히 만난 후, 투숙 중인 호텔로 유인해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두 사람이 먹인 술 때문에 저항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피해자 지인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호텔 문 앞에서 대치하다 긴급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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