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괴롭히던 친구 음료수에 메탄올을 넣어 실명시켰다⋯선처받을 수 있을까?
아들이 괴롭히던 친구 음료수에 메탄올을 넣어 실명시켰다⋯선처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 "소년법 적용돼도 실형 가능성 높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제 아이가 자기를 괴롭히던 친구 음료수에 메탄올을 넣어 실명시켰습니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고교 2학년 아들을 둔 어머니의 절박한 질문이다. 1년 넘게 이어진 괴롭힘은 한 학생을 극단으로 내몰았다. 가해 학생은 인터넷으로 직접 메탄올을 구매했고, 친구가 마시던 음료수에 몰래 주입했다. 실명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저지른, 명백한 '의도'가 담긴 행위였다.
단순 학폭 아닌 '계획된 중범죄'
변호사들은 이 사건을 단순한 학교 폭력으로 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남기용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섬)는 "고의로 타인의 음료에 독극물을 주입해 실명에 이르게 한 경우, 형법상 '중상해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실명은 신체가 영구적으로 손상되는 '불구'에 해당해 일반 상해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특히 사전에 메탄올의 독성을 인지하고 인터넷으로 구매한 정황은 '계획범죄'로 판단될 핵심 근거다.
한병철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만약 살인의 고의까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살인미수' 혐의로도 적용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등학생인데…'소년법'으로 선처받을 수 없나
'아직 학생인데, 소년법으로 선처받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금물이다. 고등학교 2학년은 통상 만 16세 이상으로, 형사책임이 면제되지 않는 나이다.
추민경 변호사(법률사무소 온경)는 "계획적이고 결과가 중대한 사건은 단순한 소년부 송치가 아닌 형사재판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장기·단기 병과형으로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오영 변호사(변호사 권오영 법률사무소) 역시 "합의가 되지 않으면 형사 기소 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괴롭힘 당한 사실, 참작될까
그렇다면 1년 넘게 지속된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은 법정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을까?
서아람 변호사(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는 "장기간 반복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정은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유"라면서도 "계획성과 결과의 중대성 앞에서는 감경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피해자의 실명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 앞에서 가해 동기는 부차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유일한 감형 열쇠는 '피해자와의 합의'다.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피해자의 실명에 따른 막대한 피해를 보상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형량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형사처벌이 끝이 아니다
형사 처벌을 받더라도 책임은 끝나지 않는다. 김의중 변호사(법률사무소 정로)는 "형사 책임뿐만 아니라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도 뒤따를 것"이라며 "치료비는 물론, 평생 일하며 벌 수 있었을 돈까지 거액의 배상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모 역시 감독 책임을 물어 연대 배상 책임을 질 가능성이 크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가해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는 물론 최고 수위 징계인 '퇴학' 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다.
한순간의 복수는 가해 학생에게 '전과자'라는 낙인과 평생 갚아야 할지 모를 빚을, 피해 학생에게는 영원히 빛을 잃은 세상을 남겼다. 변호사들은 "수사 초기부터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는 것이 필수"라고 마지막으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