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당했는데 맞고소…보복일까, 정당한 권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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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당했는데 맞고소…보복일까, 정당한 권리일까?

2026. 04. 06 12:33 작성2026. 04. 06 12:34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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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인과 재결합하면 과거 범죄는 용서? 법조계 답변은 "NO"

수년간 스토킹을 당하고도 가해자와 재결합했다는 이유로 맞고소를 망설이는 피해자에게 법조계는 재결합이 과거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 AI 생성 이미지

"오히려 내가 가해자라니…" 수년간의 스토킹 피해를 입고도 전 연인과 다시 만났다는 이유로 맞고소조차 망설이는 한 시민의 사연이 알려졌다.


맞고소가 보복성 행위로 비칠까 두려웠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재결합이 과거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 없으며, 증거가 있다면 이는 보복이 아닌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일제히 선을 그었다.


"이력에 남을까 두려워"…가해자로 몰린 피해자의 호소


A씨는 작년 9월, 헤어진 연인에게 스토킹 혐의로 고소당하며 하루아침에 피의자 신분이 됐다. A씨는 자신의 행위가 정당했고 다시 만나자는 의도도 아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오히려 2022년부터 3년에 걸쳐 상대방이 자신을 스토킹한 증거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맞고소를 주저했다. 과거 연인 사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상대방의 행동을 그저 '집착'으로만 생각했기에 신고할 생각조차 못 했던 것이다.


"다시 사귄 건 용서한 것"이라는 주변의 오해 섞인 조언은 A씨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A씨는 "제가 무혐의가 나와도 제 이력에 그런 게 남는 거조차 싫습니다. 저만 당하고만 맞고소도 못하고 끝내야 하는 걸까요?"라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재결합은 용서의 증표? 법조계 "과거 범죄는 그대로"


A씨를 망설이게 한 '재결합 시 고소 불가'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오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다시 교제를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 과거의 범죄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재교제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과거의 불법행위가 자동으로 용서되거나 무효화되지 않습니다"라고 단언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다시 교제했다는 사실이 과거 스토킹 행위에 대한 '묵시적 용서'로 볼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용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명확한 의사를 표시했을 때 성립하며, 재결합이라는 사실만으로 이를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의견이다.


맞고소는 보복? "증거 있다면 정당한 권리 행사"


A씨가 가장 두려워한 '보복성 고소'라는 낙인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증거가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상대방의 범죄 행위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있다면, 고소는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설명이다.


법률사무소 한강의 이주한 변호사는 "질문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로서 상대방에 대한 고소는 충분히 가능합니다"라고 밝혔다.


최성현 변호사 또한 "실제 스토킹 피해가 있었고 이를 입증할 증거가 있다면, 이는 정당한 권리 행사에 해당합니다"라며, "맞고소 자체를 2차 가해나 보복으로 단정 짓는 것은 법리적으로 올바르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메시지, 통화 기록, 목격자 진술 등 구체적인 증거 확보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핵심 열쇠인 셈이다.


'반의사불벌죄' 폐지…2023년 7월이 중요한 분기점


특히 2023년 7월에 개정된 스토킹처벌법은 A씨와 같은 피해자에게 중요한 법적 방패가 된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2023년 7월 이전에는 스토킹범죄가 반의사불벌죄였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이 조항이 사라지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주한 변호사는 "과거 스토킹처벌법은 반의사불벌죄 규정을 두고 있었으나, 2023년 7월 개정으로 해당 조항이 삭제되어, 현재는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합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이는 가해자와 합의했거나 재결합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하며, 과거의 피해 사실을 뒤늦게라도 바로잡으려는 피해자들에게 강력한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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