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보복 폭행은 정당방위 아냐"…성추행 피해 고교생 학폭 징계 유지
법원 "보복 폭행은 정당방위 아냐"…성추행 피해 고교생 학폭 징계 유지
법원, 고교생 징계 취소 청구 기각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수학여행 중 동급생들로부터 집단 성추행을 당했다며 앙심을 품고 동급생을 폭행해 학교폭력 징계를 받은 고등학생이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수학여행 중 불거진 쌍방 학교폭력 신고
고등학교 1학년이던 A씨는 2022년 10월 수학여행 중 동급생 4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학교폭력 사안을 신고했다. 반면 A씨의 동급생 중 1명 역시 같은 날 "A씨가 물을 뿌리고 턱과 얼굴을 때렸다"며 A씨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
관할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양측의 신고 사안을 모두 학교폭력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A씨는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및 접촉·협박 금지 등의 처분을 받았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동급생들과 나머지 동급생 3명 역시 서면사과 및 학교에서의 봉사 등의 조치를 받았다.
자신의 징계 처분에 불복한 A씨는 교육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도발에 의한 정당방위" 주장…법원 "명백한 공격행위"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폭행이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집단 강제추행을 주도한 동급생이 계속해서 자신을 놀리고 조롱하여 화가 났고, 이에 우발적으로 물병을 던지고 얼굴을 때린 것이므로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동급생이 A씨를 도발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물병을 던지고 신체를 때린 것은 소극적 방어가 아닌 명백한 공격행위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가 화가 나 우발적으로 행동했다는 점은 이미 징계 수위를 결정할 때 충분히 참작되었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엇갈린 목격자 진술…법원 "과도한 징계 아니다"
A씨는 동급생들의 행위는 엄중한 징계를 받아야 할 집단 성추행임에도 가벼운 처벌이 내려졌고, 반대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징계는 너무 무거워 교육당국이 재량권을 일탈하고 남용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목격 학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았다.
A씨는 자신이 일방적인 성추행의 피해자라고 호소했으나, 목격 학생들은 A씨와 동급생들이 평소 친한 사이였고 사건 당시에도 서로 장난을 치는 분위기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재판부는 동급생들의 행동이 장난에서 비롯되었더라도 A씨에게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피해를 준 점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보았다.
다만, 동급생들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괴롭혔다기보다는 장난스러운 분위기에 휩쓸려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A씨가 중학교 시절 지인의 사망 이후 우울증과 자해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겪고 있는 정신과적 문제가 전적으로 이번 수학여행 사건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심의위원회가 가해학생이 행사한 고의성과 심각성, 반성 및 화해 정도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처분을 내렸다고 판단하여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