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동생 7대 때리고 "20대 쳤다"…실수로 부풀린 자백에 전과자 될까
홧김에 동생 7대 때리고 "20대 쳤다"…실수로 부풀린 자백에 전과자 될까
'전과자 낙인' 위기에 선 형, 구제책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동생에게 주먹을 휘두른 형이, 경찰 조사에서 실제보다 폭행 횟수를 부풀려 진술했다가 전과자 낙인이 찍힐 위기에 처했다. 섣부른 진술이라는 자백의 덫에 스스로 빠진 그가 형사처벌을 피할 마지막 골든타임은 언제일까.
사건은 지난 10월 10일 저녁, 평범한 가정집에서 터져 나왔다. 동생이 어머니에게 폭언을 하자 아버지가 나섰고, 동생은 이에 반항하며 음악 소리를 키웠다. 이를 지켜보던 형 A씨는 동생의 컴퓨터를 끄려 했다. 그 순간, 동생이 물건을 부술 듯한 행동을 보이자 A씨는 이성을 잃고 주먹으로 동생의 이마를 7대 가량 때렸다.
결국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집을 나와 밤을 보낸 A씨는 다음 날 경찰서로 향했다. 문제는 조사 과정에서 시작됐다. A씨는 생전 처음 와보는 조사실의 차가운 공기와 형사의 압박감에 심리적으로 극도로 위축됐다.
'빨리 이 상황을 끝내고 싶다'는 조급함과 죄책감이 뒤섞인 상태에서 A씨는 실제보다 훨씬 많은 "주먹으로 20대 정도 때렸다"고 진술하고 말았다. 변호사 선임도, 조사 과정 녹화·녹음도 없이 진행된 이 진술은 그대로 조서에 남아 7대의 폭행을 20대로 둔갑시켰다.
최선의 길은 동생의 용서
A씨가 전과자가 되지 않을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만장일치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꼽았다. 단순 폭행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신고자인 어머니가 아니라, 직접 맞은 피해자, 즉 동생의 의사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동생의 처벌불원 의사가 담긴 합의서가 제출되면 사건은 즉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다"며 "대화가 어렵더라도 부모님을 통해 설득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의 실패 시 플랜 B…전과 안 남는 '가정보호사건' 노려라
만약 동생과의 합의가 끝내 불발된다면 모든 것이 끝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변호사들은 형사처벌을 피할 '플랜 B'로 사건을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되도록 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법률사무소 조율의 조가연 변호사는 "가정 내 다툼 중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은 수사기관 판단에 따라 형사 재판이 아닌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되면 상담이나 사회봉사 같은 보호처분을 받게 돼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검찰 단계에서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건의 우발성, 깊은 반성, 가족들의 선처 탄원 등을 담은 양형자료를 충실히 제출해 선처를 구하는 것이 관건이다.
'20대 폭행' 자백, 되돌릴 수 있나?
A씨의 발목을 잡는 '20대 폭행' 자백은 어떻게 해야 할까.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객관적 증거 없이 그대로 인정되면 폭행 정도가 과하게 평가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변호사는 "추가 진술 시 당시 흥분 상태였고, 심리적으로 위축돼 정확한 횟수를 기억하기 어려웠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작성된 조서를 완전히 뒤집기는 어렵다. 하지만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보완 의견서를 제출하면, 첫 진술의 신빙성을 낮춰 양형에 유리한 참작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