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낳은 상간남 자식 안 데려갔다고 신고당한 남편, 형사처벌 위기 벗었다
아내가 낳은 상간남 자식 안 데려갔다고 신고당한 남편, 형사처벌 위기 벗었다
현재 아동학대피해쉼터에서 보호조치 받으며 지내는 아이
법률상 친부, '친생부인의 소' 제기⋯받아들여지면 지자체에서 출생 신고할 계획

태어나자마자 홀로 남겨진 아이가 있다. 아이의 엄마는 출산 직후 숨졌다. 여성의 남편이었던 A씨는 아이를 '키우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었고, 상간남의 자식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태어나자마자 홀로 남겨진 아이가 있다. 아이의 엄마는 출산 직후 숨졌다. 여성의 남편이었던 A씨는 아이를 '키우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었고, 상간남의 자식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이 엄마의 부모⋅형제 등 가족도 없었다. 상간남이었던 생물학적 아버지는 아이를 외면한 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홀로 남겨진 아이는 결국 지자체가 출생신고를 할 계획이다. 법률상 아버지인 A씨가 법원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면서다. 관할 지자체인 청주시는 친생부인의 소가 받아들여지면 아이의 이름을 지어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하고, 이후 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 사건은 지난달, A씨가 아내와 상간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떠안게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많은 사람들이 "아내가 외도를 통해 낳은 아이를 왜 A씨가 책임져야 하냐"고 했지만, 우리 민법은 아내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844조 제1항).
당시 A씨 부부는 이혼 소송 중이었는데, A씨 아내는 이혼 판결 나오기 일주일 전에 아이를 낳고 사망했다. 이 때문에 민법 규정상 A씨는 아이의 법률상 친부로 추정됐고,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아이를 데려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 혐의로 신고를 당하게 됐다.
법적으로 보면 불리했지만, 다행히도 A씨는 형사 책임을 물지 않게 됐다. 법률상 아이의 보호자에 해당하는 것은 맞으나, 유전자 검사 등으로 아이가 친자가 아님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신생아까지 책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정도 반영돼 경찰은 A씨가 유기의 고의가 없다고 봤다.
또한 관할 지자체인 청주시 등에 따르면 현재 A씨는 청주지법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한 상태다. 친생부인의 소란 민법상 친생추정을 받지만, 아버지가 친생자가 아닐 때 법률상 부자 관계를 부정(부인)하는 소송이다. 승소하면 부자관계를 단절시킬 수 있고, 자녀는 혼인외 출생자가 된다.
아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아동학대피해쉼터에서 시의 보호조치를 받으며 지내고 있다. 쉼터에선 최대 9개월까지 지낼 수 있는데, 시는 이번 사례를 예외로 보고 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또한 친생부인의 소가 받아들여질 경우 시는 아이의 출생신고를 한 뒤 양육시설⋅위탁가정 등으로 옮길 계획이다.
가족관계등록법은 부모 등이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자녀 복리가 위태로워질 우려가 있을 경우 검사나 지자체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도록 하고 있다(제46조 제4항).
한편, 청주시 청원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국회의원은 7일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을 경우 '친생 추정의 예외'로 인정하는 내용의 민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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