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 수술 당일 숨진 6개월 푸들…억울함 토로한 견주에게 3100만원 소장 날린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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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 수술 당일 숨진 6개월 푸들…억울함 토로한 견주에게 3100만원 소장 날린 수의사

2026. 05. 14 12:0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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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 3번이나 구토 시도한 생후 6개월 푸들

수술 후 폐출혈로 당일 사망

중성화 수술 당일 반려견이 숨진 뒤 과실 의혹 글을 올린 견주에게 수의사가 3100만 원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셔터스톡

생후 6개월 된 어린 강아지가 중성화 수술 당일 세상을 떠났다. 슬픔에 잠긴 견주가 인터넷에 수의사의 과실을 주장하는 글을 올리자, 수의사는 3000만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맞섰다.


수술 당일 숨진 6개월 푸들… 견주 향해 날아온 '3100만원' 소장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3년 8월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고 B씨는 수컷 푸들 강아지(생후 약 6개월)의 중성화 수술을 위해 대전의 한 동물병원에 내원했다.


수의사인 원고 A씨는 오전에 수술을 진행하여 마쳤고, 강아지는 당일 피고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귀가 직후 강아지의 구강에서 출혈이 발생했다. B씨는 급히 동물병원을 다시 찾았고, 방사선 검사 결과 강아지의 장내에서 철 조각으로 보이는 이물질과 함께 폐출혈이 확인됐다.


A씨는 "이물질을 토해내려는 과정에서 폐 모세혈관에 출혈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고, 다른 병원에 급히 갈 상황은 아니다"라며 안정을 권유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간 강아지는 그날 저녁 8시경 끝내 숨을 거뒀다.


가족 같은 반려견을 하루아침에 잃은 B씨는 며칠 뒤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게시글을 수차례 올렸다.


"수의사가 간단한 수술이라며 혈액 및 방사선 검사를 하지 않았고, 마취 부작용으로 폐출혈이 생겼는데도 안일하게 대처해 강아지가 사망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수의사 A씨는 강하게 반발했다. A씨는 "수술 전날 금식을 지시했고 B씨도 수술 당일 금식시켰다고 반복하여 확인해 주었다"며 "강아지가 수술 전 삼킨 금속 이물질 때문에 폐출혈이 생긴 것이지 수술 과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씨의 허위 사실 전파로 병원 중성화 수술 건수가 급감했다며,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를 합쳐 3100만 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수의사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수술 전 3번이나 구토했는데 금식만 확인?


항소심을 맡은 대전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김정곤)는 B씨가 올린 글을 허위 사실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아지의 사망과 수술 사이에 명확한 의학적 인과관계가 밝혀지진 않았으나, 수술 당일 사망했으므로 비전문가인 견주 입장에선 수술을 사망 원인으로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수의사 A씨에게도 대처가 미흡했던 과실이 일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강아지는 수술 전 마취 단계에서 구토를 3번이나 시도했다.


재판부는 "생후 약 6개월의 어린 개체는 이물질을 삼킬 가능성이 높고, 금속 이물질을 삼킨 반려견을 마취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수의사도 인지하고 있었다"며 "구토 시도 시 이물질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검사를 해야 했음에도 금식 여부만 묻고 수술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출혈 발생 후 전원을 문의하는 견주에게 "급히 갈 상황이 아니다"라며 안정을 권유한 것에 그친 점도 문제 삼았다.


'공익 목적' 정보 공유 인정한 재판부


나아가 재판부는 B씨의 인터넷 게시글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았다. "반려견을 키우던 자로서 직접 겪은 경험을 알려, 다른 보호자들이 원고 병원 진료 여부를 결정할 때 참고할 정보를 공유한 것"이라는 취지다.


앞서 검찰 역시 B씨의 명예훼손 형사 고소 건에 대해 "세부에서 진실과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을지라도 주요 내용은 사실과 부합한다"며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결국 어린 강아지의 허망한 죽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수의사 측의 과실과 견주의 공익적 정보 공유 목적이 인정되며 수의사의 완패로 마무리됐다.


[참고] 대전지방법원 제1-3민사부 2025나201905 판결문 (2026. 3. 25.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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