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건물에 들어온 외부인의 '감전사고'⋯이것도 건물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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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건물에 들어온 외부인의 '감전사고'⋯이것도 건물주 책임?

2020. 12. 09 13:59 작성2020. 12. 09 14: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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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ju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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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758조 '공작물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 여부 따져봤다

건물에서 발생한 황당한 사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있는 A씨. 이게 정말 자신의 책임인지 알고 싶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건물주인 A씨는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A씨 건물에서 발생한 황당한 사고 때문이다. 이 사고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B씨는 자신이 건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치료비와 위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과연 B씨가 피해자로 봐야 하는 게 맞는지, 치료비 등을 요구하는 이 황당한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자신의 상식으로는 B씨가 사고를 당하기 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새벽. B씨는 느닷없이 A씨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B씨가 주장하기로는 술에 취한 상태라고 했다. B씨는 그대로 계단으로 향했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 그곳에 있는 고압전기실을 강제로 열고 스위치를 내렸다. 그리고 이 일로 감전사고를 당했으니 피해를 보상하라 요구하고 있다.


B씨의 주장은 건물주인 A씨가 계단이나 방화문 등의 시설 관리를 소홀히하여 발생한 사고라는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직업상 전기를 잘 다루는 B씨가 의도적으로 낸 사고라고 생각한다. A씨는 B씨에게 건물 보수 비용을 물라고 하고 싶은데, 오히려 B씨가 손해배상을 하라 하니 황당하기만 하다.


시설물의 '하자' 여부가 쟁점

B씨가 문제 삼는 부분은 민법에 의한 것이다.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르면,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하지 않은 경우는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법률사무소 正의 정지웅 변호사는 "해당 법은 위험성이 많은 공작물을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자는 위험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하여야 한다"라는 취지라고 했다. 이때의 기준은 '사회 통념상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라고 했다.


따라서 변호사들은 건물 시설에 '하자'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고가 발생했던 고압전기실은 물론 계단이나 방화문 등도 공작물에 해당하기에 안전을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건물주 A씨는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변호사조재평법률사무소의 조재평 변호사는 "공작물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에스의 임그리사 변호사도 "시설의 설치, 보존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불어 "(B씨가 주장하는) 계단 및 방화문 등의 시설에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A씨가)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자 있더라도 '인과관계' 다퉈봐야

다만, 시설에 하자가 있었더라도 '인과 관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법률사무소 창현의 조계창 변호사는 "시설물의 하자만 있다고 해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하자와 B씨의 손해 사이에 인과 관계가 인정돼야 한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B씨가 건물 지하에 무단으로 들어간 점이나, 전기 관련 근무자임에도 고압전기실 문을 열고 해당 장치를 조작했다는 점을 들어 인과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시설물에 하자가 있어 안전을 위한 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고 해도 B씨의 감전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다면 손해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정향의 박재성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박 변호사는 "A씨의 건물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하더라도, 이례적인 행동의 결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대비할 수는 없을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고압전기실이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해당 감전 사고가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사고였음을 주장하면 될 듯하다"고 박 변호사는 조언했다.


이광덕 변호사 사무소의 이광덕 변호사도 "시설들의 법 준수 여부, 설치 및 보존에 있어서 하자의 유무 등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B씨가 들어갈 권한이 없던 곳에 들어간 점, 전기설비에 대한 지식이 충분했던 점, 술을 마신 상태인 점 등은 A씨에게 유리한 정황이다"라고 했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오히려 A씨가 B씨를 고소할 수 있다고 했다. B씨로 인해 망가진 시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물론, 무단침입죄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A씨의 고의나 과실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B씨로 인한 손해가 있다면 오히려 손해배상청구도 검토해보라"고 했다.


법무법인 서울의 김차근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김 변호사는 "A씨가 (민법 제758조에 따른) 과실이 없다면 B씨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면서 "오히려 B씨의 무단침입 등으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받는 게 좋겠다"고 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B씨가) 무단침입을하고 적반하장의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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