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한 '해결'과 법이 생각하는 '해결'의 의미가 달라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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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한 '해결'과 법이 생각하는 '해결'의 의미가 달라서 생긴 일

2020. 01. 31 17:02 작성2020. 01. 31 17:08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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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하겠다' 계약 어겼다며 손해배상 청구

재판부 "계약에 문제없다⋯문언적 해결의 의미 달라"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해결'과 법률적 '해결'의 차이는?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해결'과 법률적 '해결'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

땅을 사기 위해 전국 곳곳을 돌아보던 A씨. 전라북도 군산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았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옆 땅과의 경계에 정확히 서있어야 할 담장이 이쪽 땅 안쪽으로 파고들어 와 있었다.


이에 A씨는 땅주인 B씨와 "담장 문제는 B씨가 잔금 지급일 전까지 해결한다"는 특약을 맺은 상태에서 토지 거래를 진행했다.


B씨는 "잘 정리될 것"이라 장담했지만, 철거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이웃집이 완강히 나오면서 철거가 계속 늦춰졌다. 해결책을 찾는 사이 잔금 지급일이 지났다.


A씨는 "땅주인 B씨가 '담장 문제는 잔금 지급일까지 해결하겠다'는 특약을 이행하지 않았으니, 위약금 3000만원을 달라"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해결을 약속했는데, 해결하지 못했으니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재판부 "특약 위반 아냐⋯3000만원 줄 필요 없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주지방법원 제3민사부(재판장 오재성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특약에서 언급한 '해결'의 문언적 의미와 관계인들의 행동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B씨가 특약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이로써 2018년 12월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열린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일상의 '해결' = 담장 철거 완료 vs. 법률적 '해결' = 구체적 방안 마련

핵심 쟁점은 사건의 특약에 담겨 있는 '해결'의 의미였다.


A씨는 담장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현재의 담장을 철거하고 경계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동일한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해결'의 의미다.


사건 진행 과정에서 보여준 B씨의 입장도 A씨와 다르지 않았다. B씨는 A씨가 "담장 철거 협의가 무산됐으니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연락해오자 "옆집 주인과 담장을 철거하고 경계선을 확정하기로 협의를 완료했으니 잔금 지급 여부를 알려달라"는 내용증명을 역으로 보냈다. A씨는 이같은 B씨의 행동을 근거로 "B씨 역시 같은 의미로 '해결'을 이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사건의 특약 내용과 관련해 "'해결'이라는 문언적 의미는 A씨의 주장과 같이 '잔금 지급일까지 담장을 완전히 철거하거나 경계 문제를 확정 짓는 것'이라기보다는, '담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관해 토지 소유권 이전 전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한다는 포괄적인 의미'에 가깝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됐다면 해결이 됐다는 취지의 판결인 것이다.


재판부는 "A씨의 남편이 옆집 주인에게 문자메시지 전송한 것 등이 담장 철거 협의를 무산시키는 한 요인이 됐고 △ 잔금 지급일이 지난 후에도 A씨와 B씨가 계약 유지를 전제로 매매대금 감액을 협의해 왔다"며 "따라서 이 계약은 B씨가 특약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A씨와 B씨가 합의해 해제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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