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전 간부, 북한 간첩 혐의 2심서 9년6개월..."자유민주주의 질서 위태롭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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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전 간부, 북한 간첩 혐의 2심서 9년6개월..."자유민주주의 질서 위태롭게 했다"

2025. 05. 15 21:41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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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지하 비밀조직' 실체는 불인정했으나 90회 이상 북한과 지령문 주고받고 군사기지 정보 수집한 혐의 유죄 판단

기사 내용과 무관한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만든 참고 이미지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고 노조 활동을 빙자해 북한의 지령을 수행해 온 혐의로 기소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 간부가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3부(고법판사 박광서·김민기·김종우)는 15일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특수잠입·탈출, 회합·통신, 편의제공 등)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전 조직쟁의국장 석모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9년 6개월 및 자격정지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민주노총 전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김모씨에게는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을, 민주노총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 양모씨에게는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제주평화쎈터 대표 신모씨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석씨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 문화교류국 지령을 받아 합법적 노조 활동을 빙자해 간첩 활동을 펼치고, 중국과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선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가 북한 지령을 받아 수집한 정보 등에는 민주노총 3기 직선제 선거 관련한 계파별 위원장 후보 선정 동향·성향, 평택미군기지, 오산공군기지 군사장비 시설 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했던 이 사건 공소사실의 전제 사실인 지사(지하 비밀조직)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수령한 지령문, 석씨가 작성한 보고문에 반복적으로 지사가 언급돼 있기는 하지만 이 기재 자체만으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들이 조직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사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인들이 국가보안법위반죄의 주체가 될 수 있어 범죄사실에서 해당 부분을 삭제하는 데 그쳤다.


석씨의 간첩 등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동일하게 유죄로 봤으나 양씨와 공모해 2019년 8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공작원을 회합한 혐의 등은 석씨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하는 등 일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석씨는 장기간 치밀하게 90회 이상 북한과 지령문과 대북 보고문을 주고받고 충성맹세문도 작성했고 각 행위는 피고인이 민주노총 내에서 핵심 직책을 수행하고 있어서 할 수 있었다"며 "민주노총이 갖는 위상, 사회적 역할, 책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고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중대한 행위"라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민주노총 비밀조직으로서 지사가 실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북한 공작원의 지령으로 조직된 비밀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했다고 보이지 않는 점, 탐지·수집한 정보 등 국가기밀이 북한 공작원에게 전달된 증거는 없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김씨에 대해서도 "이 사건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돼 죄질이 좋지 않으나 이 법원에 이르러 공소사실 기본적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며 "석씨와의 회합·통신, 편의제공 범행은 석씨가 주도하고 피고인은 이에 소극적으로 가담했고, 북한 문화교류국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지 않으며 1년 이상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법원이 증거의 신빙성과 각 혐의의 구체적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다는 원칙을 보여준다. 특히 '지하 비밀조직'의 존재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석씨의 북한 공작원과의 접촉과 정보 수집 활동은 인정함으로써 국가안보와 개인의 기본권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법원의 판단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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