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기 싫으면 폰 내놔' 폭행·협박으로 찍어간 통화내역, 법정 증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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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기 싫으면 폰 내놔' 폭행·협박으로 찍어간 통화내역, 법정 증거 될까?

2026. 08. 20 17:3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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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 소송 중 상대방에게 폭행당하고 증거 빼앗겨…오히려 형사고소로 역공 가능성

상간 소송 피고가 원고에게 폭행당해 통화내역을 강제로 공개했다. / AI 생성 이미지

상간 소송에 휘말린 A씨는 최근 소송을 제기한 B씨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만남은 대화가 아닌 폭력으로 시작됐다. B씨는 만나자마자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의자로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갔다.


B씨는 A씨에게 자신의 남편과 통화한 내역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A씨가 거부하자, B씨는 “맞기 싫으면 통화 내역을 보여 달라”며 때릴 듯이 위협했다. 결국 A씨는 휴대폰 통화 내역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고, B씨는 이를 촬영해 갔다.


A씨는 B씨가 포렌식까지 알아보는 듯한 분위기에 불안에 떨고 있다. 폭행과 협박으로 빼앗긴 통화 내역이 법정에서 불리한 증거가 될지, 오히려 이 상황을 이용해 반격할 방법은 없는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상간 소송 걸리면 무조건 포렌식? “동의 없는 강제는 불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상간 소송 피고가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휴대폰 포렌식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민사소송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강제로 포렌식을 진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베테랑 유환선 변호사는 "형사가 아닌 이상 민사에서는 당사자 동의가 없는 한 포렌식이 무조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 역시 "민사소송은 형사소송과 달리 수사기관이 개입하지 않으므로, 상대방이 임의로 귀하의 휴대폰을 포렌식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상대방이 법원에 증거 제출을 요청하더라도, 휴대폰 기기 자체를 강제로 분석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폭행으로 얻은 증거, 법적 효력 있나…'위법성'이 관건


그렇다면 B씨가 폭력으로 찍어 간 통화 내역 사진은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도 민사소송에서는 증거능력이 무조건 배척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거를 수집한 방법의 위법성이 중대하다면 증거능력이 부정되거나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주먹을 휘두르고 머리를 잡아끄는 등 심각한 물리력과 해악의 고지를 통해 강제로 확보한 증거라면, 그 증거능력 자체를 적극적으로 다투어볼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신결 신태길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는 수집 경위의 위법성과 실체적 진실발견의 필요성을 비교해 개별적으로 판단한다"며 "수집 과정의 위법성이 중대할수록 증거로서의 가치가 낮게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피고'에서 '피해자'로…폭행·강요죄 형사고소로 '역공' 가능


변호사들은 A씨가 B씨의 폭력 행위를 역으로 활용해 소송 국면을 바꿀 수 있다고 조언했다. B씨의 행위가 폭행죄, 강요죄 등 명백한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상대방이 의뢰인을 주먹으로 때리고 머리를 잡아 끌며 통화내역을 강제로 보여주도록 한 행위는 폭행죄 및 강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형사 고소를 통해 상대방을 강하게 압박하는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변호사 이신호 법률사무소의 이신호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민사상 반격도 가능하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상대방 측을 상대로 폭행, 협박을 이유로 한 위자료 청구를 반소로 제기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선 증거 확보가 시급하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지체하지 마시고 당시 폭행으로 입은 상처나 멍에 대해 병원 진단서를 발급받고, 폭행이 일어난 장소 주변의 CCTV 영상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증거로 삼아 상대방을 폭행 및 강요죄로 형사 고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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