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 4천만원 준다더니 SNS 스폰 제안의 진실, 덫에 빠진 연예인 지망생
[단독] 월 4천만원 준다더니 SNS 스폰 제안의 진실, 덫에 빠진 연예인 지망생
전문가들 "약속된 돈 받으려다 공범 몰릴 수도 사기·협박죄 형사 고소가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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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월 4000만 원 이상 지급, 월 2회 만남, 사생활 간섭 없음."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받은 이 한 문장이 악몽의 시작이었다.
거액의 스폰서 제안을 믿었지만, 돌아온 것은 돈이 아닌 집착과 협박, 그리고 '범죄 공모'의 위험뿐이었다. A씨에게 접근한 남성은 자신을 여의도에서 코인 관련 회사를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첫 달 2억 5천만 원, 이후 매달 5천만 원을 주겠다"며 "외국 출장이 잦아 만나지 못해도 돈은 지급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A씨가 남자친구가 있다고 밝혔음에도 "문제없다"며 관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실제 만남 이후, 약속된 돈은 단 한 푼도 입금되지 않았다. 오히려 남성의 집착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자"고 조르는가 하면, 사생활에 깊이 간섭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USB, 로또 당첨금... 믿기 힘든 약속들, 현실은?
남성의 기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만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담긴 USB를 건네려 하거나, "USB 대신 현금 2억 원을 박스에 담아주겠다"며 철가위와 장갑까지 건네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이어갔다.
심지어 "로또 1등 당첨금을 브로커를 통해 현금화했다"며 총 18억 원에 달하는 돈을 줄 것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그가 준 신용카드는 바코드 미등록을 이유로 사용할 수 없는 '그림의 떡'이었다.
상황이 자신의 뜻대로 풀리지 않자 남성은 본색을 드러냈다.
"연예계에 매장시키겠다"는 협박과 함께, "남자친구와 헤어지면 돈을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결국 그는 "네 계좌를 알고 있으니 헤어지면 입금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외국으로 떠났다.
약속된 돈, 민사소송으로 받을 수 있을까?
A씨는 사라지는 메시지 기능 탓에 대부분의 대화 기록을 잃었지만, 일부를 녹화해 증거로 남겨뒀다. 이 증거로 약속된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스폰서 계약은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법률행위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민사소송의 실익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즉, 법원이 불법적인 약속의 이행을 강제해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기·협박' 형사 고소가 최선... "개인 합의는 위험천만"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가 유일하고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제일로의 배경민 변호사는 "처음부터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거액을 약속하며 관계를 유지했다면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예계 매장' 발언에 대해서는 법무법인 태강 정재영 변호사가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 범죄"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개인적인 합의 시도를 만류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법무법인 유한 한별의 이주한 변호사는 "피해자가 합의금을 받아내려다 오히려 '성매매 대가 요구'로 비칠 수 있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자칫 피해자에서 공갈범이나 성매매 당사자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확보한 녹화 영상과 USB를 증거로 경찰에 사기 및 협박 혐의로 고소하는 것이 최선이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상대방의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을 피하려는 가해자가 합의를 시도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피해 금액과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받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피해 회복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결론적으로 A씨가 '스폰 계약'을 근거로 약속된 수억 원을 받을 길은 없다. 법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약속을 지켜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사기와 협박의 명백한 '피해자'로서 가해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권리가 있다.
달콤한 유혹의 대가는 돈이 아닌, 법의 심판대 앞에서 자신의 피해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혹독한 현실이었다. 이제 A씨에게 남은 것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범죄 피해자로서의 권리를 찾는 것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