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한 어머니,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부는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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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한 어머니,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부는 정당한가

2021. 03. 15 11:47 작성2021. 03. 15 11:57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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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이라면, 원칙은 보험료 지급 불가지만 예외적으로 가능한 경우도 있어

언제 '예외'가 적용되는 건지 정리해봤다

우울증으로 꽤 오랜 기간을 입원했었고, 사망 당시에도 약물치료를 받고 있던 어머니. 보험사는 이를 이유로 어머니의 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갑자기 걸려왔던 전화. 그날 어머니는 어딘가 불안정해 보였다. 전화기 너머 목소리는 떨렸고, 느닷없이 돌아가신 친척이 보고 싶다고 했다. 평소와 달리 술에 취한 것 같았다.


A씨가 마지막으로 들은 어머니의 목소리다. 이 통화를 끝으로 어머니는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A씨의 어머니가 우울증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했다. 실제 어머니는 우울증으로 꽤 오랜 기간을 입원했었고, 사망 당시에도 약물치료를 받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은 받아들이기 힘겨웠지만 A씨는 바로 거대한 기업과 바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 보험사에서 어머니의 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극단적 선택이라면 원칙적으로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는 이유로 사망 원인이 '극단적 선택'이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실제 보험약관에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 보험료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적혀있었다. 우리 상법(제659조)도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는 면책 사유를 규정한 것이다.


여기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 원칙적으로는 보험금을 받지 못한다.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로 해석되면서 면책 사유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가능한 경우⋯우울증으로 심신 상실 상태였던 경우, 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A씨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예외적'으로 보험금 지급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우울증 등으로 A씨의 어머니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경우다.


이런 경우라면 보험사의 면책 사유가 적용되지 않는다. A씨의 어머니가 심신을 상실한 상태였으므로, '고의'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게 아니라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 비슷한 분쟁에서 대법원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지난 2006년 대법원은 해당 면책 사유에 대해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며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이므로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정상적인 판단 불가능' 입증 위해 준비해야 할 것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소송을 통해 어머니가 당시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믿음의 김태형 변호사는 "이런 경우라면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법원 입장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우울증만으로는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망인이 우울증을 얼마나 오래 앓았는지 ▲당시 나이와 평소 성격, 가정환경 ▲극단적 선택을 한 당일 행적 ▲유서의 내용과 이로부터 짐작할 수 있는 망인의 심리상태 ▲극단적 선택을 한 장소와 방법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도 "윗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평소 어머니에게 우울증 증상이 명확이 있었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있다면 우울증에 의한 사고임을 입증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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