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간남’을 ‘상간남’이라 부르면 불법일까? 법원의 답은
[단독] ‘상간남’을 ‘상간남’이라 부르면 불법일까? 법원의 답은
지인 3명 단톡방에 '상간남' 지칭은 유죄
다만 진실이고 소수에게 알려 배상액 최소화
![[단독] ‘상간남’을 ‘상간남’이라 부르면 불법일까? 법원의 답은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57312747667666.png?q=80&s=832x832)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아내. 그녀는 남편의 불륜 상대인 A씨를 ‘상간남’이라 칭했다가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하지만 배상액은 A씨가 청구한 3,000만 원의 1%에 불과한 30만 원. 어떻게 된 사연일까.
2021년, 아내 B씨는 남편이 남성 A씨와 교제하며 외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분노에 휩싸인 B씨는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모텔 직원에 부탁해 두 사람이 투숙한 내역과 내부 CCTV 캡처 사진을 확보했고, A씨의 차량에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해 5일간 A씨의 동선을 파악했다. 심지어 흥신소 운영자를 고용해 A씨를 미행하게 하고, 자택 침대에 녹음기를 설치해 23일간 남편과 A씨의 통화 내용을 녹음하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지인 3명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A씨의 이름과 명함 사진을 올리며 그를 ‘상간남’이라고 지칭했다.
B씨의 이러한 행위는 결국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위치추적, 불법 녹음 등의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상간남 A씨는 B씨의 행위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B씨와 흥신소 사장을 상대로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까지 청구했다.
CCTV·위치추적에 면죄부 준 법원
민사 재판의 결과, 법원은 B씨의 형사처벌 근거가 됐던 증거 수집 행위 대부분에 대해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씨가 모텔 CCTV 사진을 확보하고, A씨 차량을 위치추적하고, 자택에서 통화를 녹음한 행위 등은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려는 목적이었던 만큼, 그 방법과 정도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본 것이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입증하려는 노력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해, 해당 행위들에 대한 A씨의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상간남’ 지칭은 불법, 그러나 배상금은 30만 원
문제는 단체채팅방에서 A씨를 ‘상간남’이라고 지칭한 행위였다. 법원은 이 행위만큼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A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은 고작 30만 원이었다. 그 이유는 판결문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B씨가 사용한 ‘상간남’이라는 표현은 진실한 사실이었던 점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또한, B씨가 그 외에 다른 모욕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고, 대화가 이뤄진 채팅방 역시 A씨를 전혀 알지 못하는 B씨의 지인 3명만 있던 소규모였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결국 ‘상간남’을 ‘상간남’이라 부르는 것은 사실을 말한 것이라 할지라도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은 그 표현이 진실에 기반하고 있고, 전파 가능성이 작은 점 등을 고려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액을 최소한으로 인정한 것이다.
[참고] 의정부지방법원 2024가단116652 판결문 (2025. 7. 1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