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일주일 전, 받은 메시지…예비 신랑, 이미 결혼식 올렸던 사람이었다
결혼 일주일 전, 받은 메시지…예비 신랑, 이미 결혼식 올렸던 사람이었다
SNS 익명 제보로 밝혀진 5년 전 '가짜 결혼'
시부모·시누이도 공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제 남자친구가 사실은 5년 전에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올렸고, 신혼여행까지 갔다가 싸우고 헤어졌다는 겁니다."
결혼을 일주일 앞둔 30대 A씨에게 날아든 익명의 SNS 메시지는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꿔놓았다. 3년을 만나온 남자친구가 숨겨온 충격적인 과거가 드러난 것이다.
양가 상견례·결혼식장 예약까지 마친 상태에서 받은 폭탄
A씨는 3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사연을 보내며 자신의 상황을 털어놨다.
"3년을 만난 남자친구와 드디어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양가 상견례를 마치고부터는 눈코 뜰 새 없이 준비에 매달렸죠."
A씨는 예물과 예단을 주고받았고, 신혼집은 부모님이 1억을 보태주셨다. 그 중 5천만 원은 계약금으로 납부했고, 잔금은 예비신랑이 전세대출로 냈다. 가전과 가구도 A씨가 모두 준비했다. 결혼식장 예약까지 마치고 청첩장도 모두 돌린 상태였다.
그런데 결혼을 딱 일주일 앞두고 받은 익명의 메시지가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남자친구가 5년 전에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올리고 심지어 신혼여행까지 다녀왔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 혼인관계증명서에는 아무런 기록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아이를 낳기 전까지 혼인신고를 안 하는 경우도 많다. 결혼식만 올리고 신고를 안 했으면 그 사실은 서류에 남지 않는다.
A씨가 남자친구를 따졌을 때, 그는 곧바로 사실을 시인했다. "헤어지게 될까봐 말을 못했다"는 것이 그의 변명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부모님과 누나도 모두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말 한마디 없이 A씨를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혼인신고 없어 서류상 기록 없어도 중대한 사유
정은영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민법 제804조 제8호의 '기타 중대한 사유'에 해당해 약혼을 해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법률상 부부가 되지 않았더라도 사회적으로 혼인한 것으로 인식되면 사실혼이라고 봅니다. 특히 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은 사실혼의 주요 인정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남자친구가 신혼여행기간이라는 짧은 사실혼 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결혼 결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를 알려주지 않은 행위는 신뢰관계를 위반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5천만원 계약금·결혼식장 위약금, 손해배상 청구 가능
A씨의 금전적 피해는 상당했다. 결혼식장은 환불이 어렵다고 했고, 신혼집 계약금 5천만 원은 그냥 날리게 생겼다. 가전과 가구는 다행히 배송 전이라 환불이 가능했지만, 이미 너무 많은 비용이 지출된 상태였다.
정 변호사는 "민법 제806조 제1항에 따라 약혼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당한 이유로 관계파탄에 이른 책임이 상대방에 있기 때문이다. 계약금 포기로 인해 발생하는 5천만 원과 결혼식장 비용은 위법한 행위로 인해 직접 발생한 적극적 손해에 해당한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별도 청구 가능
재산적 손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
정 변호사는 "민법 제806조 제2항은 '재산상 손해외에 정신상 고통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결혼이 임박한 상태에서 남자친구의 과거 사실혼과 파탄사실을 알게 되어 약혼이 해제된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도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혼식 없어도 상견례·결혼준비로 약혼 성립 입증 가능
A씨는 전남자친구와 별도의 약혼식을 하지 않았지만, 이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정 변호사는 "대법원은 약혼의 성립에 대해 '특별한 형식을 거칠 필요 없이 장차 혼인을 체결하려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있으면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경우 상견례도 했고 결혼식장도 예약했으며 신혼집도 계약했다. 따라서 상견례 사진, 결혼식장 결제내역, 신혼집 전세계약서 등을 증거로 약혼의 성립을 입증할 수 있다.
전남자친구 연락두절 상태 "소장 접수로 연락 유도 가능"
현재 A씨의 전남자친구와 그의 가족들은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법적 대응은 여전히 가능하다.
정 변호사는 "연락두절 상황이므로, 일단 알고 있는 전남자친구의 주소를 송달지로 소장을 접수하면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