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출소, 7년 묵은 보이스피싱 피해금, '이 서류' 한 장이면 받을 수 있다
범인은 출소, 7년 묵은 보이스피싱 피해금, '이 서류' 한 장이면 받을 수 있다
대학생 A씨의 7년 전 보이스피싱 피해, 사라진 1000만원을 되찾기 위한 법률 전문가들의 현실 조언.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7년 전에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더라도 '형사 판결문'이 있다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7년 전 보이스피싱 1000만원, '이 서류' 한 장이면 받을 수 있다
"이제 와서 받을 수 있겠어?"
7년 전, 대학생이던 A씨는 전화 한 통에 1000만원을 잃었다. 보이스피싱이었다. 범인은 검거돼 죗값을 치르고 최근 출소했지만, A씨의 사라진 돈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억울함과 체념 사이에서 A씨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질문을 던졌다. "지금이라도 민사소송으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7년이나 지났는데, 소송이 가능한가요?
가장 큰 벽은 '소멸시효'다. 우리 민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가 사라진다고 정한다. A씨의 경우 7년이 지났으니 3년 시효는 이미 끝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포기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더든든의 추은혜 변호사는 "3년의 단기소멸시효는 지났을 수 있지만, 10년의 장기소멸시효는 아직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A씨가 손에 쥔 '형사 판결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재헌 변호사는 "판결문은 가해자의 배상책임을 입증할 가장 확실한 근거"라고 조언했다.
우리 법원은 형사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새로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즉, A씨가 가해자를 안 지 3년이 훌쩍 지났더라도, 형사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소송을 제기할 '골든타임'이 아직 남아있는 셈이다.
소송에서 이겨도 범인이 돈이 없다면요?
소멸시효의 벽을 넘어도 현실적인 문제가 남는다. 범인이 빈털터리라면 어렵게 얻은 승소 판결문은 종잇조각이 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끈질긴 추적'을 위한 법적 장치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민사소송을 통해 '집행권원(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권리)'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사 판결문만 받아두면, 10년에 한 번씩 시효를 연장하며 평생 가해자의 재산을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10년, 20년 뒤 가해자가 경제활동으로 재산을 모으면 언제든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김 변호사는 "채무불이행자명부등재 신청으로 신용 활동을 막고, 통장, 차량, 가구 등 재산을 압류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A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먼지 쌓인 서류 봉투에서 '형사 판결문'을 다시 꺼내 드는 것이다. 그리고 판결문에 적힌 '판결 확정일'을 확인해야 한다. 만약 확정일로부터 3년이 임박했다면, 하루빨리 변호사와 상담해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소송에는 인지대, 송달료 등 비용이 든다. 김경태 변호사는 "형사판결문을 가진 것은 큰 장점이지만, 실제 피해금 회수 가능성과 소송 비용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포기할 이유는 없다. 김준성 변호사는 "승소하면 변호사 선임비용까지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7년의 세월은 길지만, A씨의 권리를 되찾을 법의 시계는 아직 멈추지 않았을 수 있다. 잠자고 있던 권리를 깨우기 위한 용기 있는 첫걸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