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세금 혜택 때문에” 이사 신고 늦춰달라는데…못 받은 보증금 2억,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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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세금 혜택 때문에” 이사 신고 늦춰달라는데…못 받은 보증금 2억, 괜찮을까요?

2026. 08. 14 10:1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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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이사일과 보증금 잔금일 어긋나…전입신고 미루면 주택담보대출까지 문제 될 수도

보증금을 못 받은 세입자에게 집주인이 세금 혜택을 이유로 전출 신고를 늦춰달라 요청해도, 보증금 대항력을 잃을 수 있으므로 응하면 안 된다. / AI 생성 이미지

새로 매수하는 집의 잔금을 치르고 이사하는 A씨. 그런데 기존 집주인에게서 아직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 2억 2000만 원이 마음에 걸린다.


집주인은 자신의 세금 혜택을 위해 이사 후에도 전출 신고를 18일만 늦춰 달라고 부탁하는 상황. A씨는 실제 이사 날짜와 주민등록상 이사 날짜가 달라지면서 생길 수 있는 법적 문제에 대해 변호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A씨는 새로 산 집으로 오는 9월 3일에 이사할 예정이다. 기존 전셋집 보증금 4억 9000만 원 중 2억 7000만 원은 9월 3일에 돌려받기로 했지만, 나머지 2억 2000만 원은 18일 뒤인 9월 21일에 받기로 했다.


문제는 집주인의 요청이었다. 그는 '상생임대차계약'에 따른 세금 혜택을 받으려면 임차인이 2년간 거주해야 해 공백이 생기면 안 된다며, A씨에게 전출 신고를 실제 이사일이 아닌 9월 21일에 해달라고 부탁했다. A씨가 9월 3일에 이사한 뒤에도 주민등록은 기존 집에 남겨 달라는 것이다.


이 경우 A씨는 새로 이사한 집의 전입신고 역시 9월 21일에야 할 수 있게 된다. A씨는 이런 상황이 새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소유권 이전에 문제는 없을지 불안하다.


가장 큰 위험은 '못 받은 보증금 2억 2000만원'


변호사들은 임대인의 요청을 들어줄 경우 가장 큰 위험은 아직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2억 2000만 원이라고 지적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의 대항력(보증금을 우선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힘)은 주택의 점유(실제 거주)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을 모두 갖춰야 유지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성진 김진아 변호사는 "보증금 2억 2000만원을 받지 못한 채 9월 3일 집을 완전히 비워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대법원도 전입신고를 그대로 두었더라도 점유를 상실하면 대항력이 소멸한다고 명확히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즉, 9월 21일까지 전입신고를 남겨두더라도 9월 3일에 짐을 모두 빼고 이사하는 순간 '점유'를 잃게 돼 남은 보증금 2억 2000만원에 대한 법적 보호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 역시 "기존 집에 잔금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점유를 완전히 비우게 되면, 남은 보증금에 대한 우선변제 효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새집 주택담보대출까지 발목 잡힐 수도


새로 매수한 집의 주택담보대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은행은 대출 조건으로 일정 기간 내에 전입신고를 마치고 실거주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주담대의 경우 금융기관이 전입신고일을 실거주 확인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대출 약정상 전입 시점 조건을 위반하면 기한이익 상실(대출금을 한 번에 갚아야 하는 상황)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도 "대출 조건에 따라 전입신고 시점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대출기관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주민등록법에 따르면 거주지를 옮긴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전입신고를 해야 하므로, 9월 3일 이사하고 9월 21일에 신고하는 것은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안전한 해법은 '임차권등기명령'


변호사들은 임대인의 사정 때문에 세입자가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으로 '임차권등기명령'을 제시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 계약이 끝난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법원의 명령을 받아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있음을 기재하는 제도다. 이 등기가 완료되면, 임차인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가거나 전출 신고를 하더라도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된다.


법무법인 베테랑 황윤경 변호사는 "가장 확실한 길은 임차권등기명령을 마치고 등기부에 기재된 것을 확인한 뒤 나가는 것"이라며 "이 등기를 해 두면 주소를 옮기더라도 지금의 순위가 그대로 남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 역시 "보증금 전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먼저 이사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 등 보증금 반환채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절차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임대인의 요청에 응하기보다는, 임차권등기명령을 통해 보증금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뒤 이사 및 전출·전입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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