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음식 먹은 알바생, 사장이 '업무상횡령'으로 고소…유죄일까?
매장 음식 먹은 알바생, 사장이 '업무상횡령'으로 고소…유죄일까?
사장 허락·동료들도 먹는 관행 있었다 주장…경찰은 CCTV 증거 확보해 조사 착수

아르바이트생이 매장 음식을 먹고 절도·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아르바이트 근무 중 매장 음식을 먹었다가 사장에게 업무상횡령 및 절도 혐의로 고소당한 A씨. A씨는 사장으로부터 구두 허락을 받았고, 다른 직원들도 함께 음식을 먹는 관행이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사장은 A씨가 무단으로 음식을 섭취하거나 반출해 피해가 발생했다며, CCTV 영상까지 경찰에 제출했다. A씨는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는 상황. 과연 법적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허락받았고 관행이었다" vs "CCTV에 다 찍혔다"
아르바이트생 A씨는 최근 경찰로부터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혐의는 업무상횡령 및 절도. 근무하던 매장의 빵과 음료 등 식품을 무단으로 먹거나 가져갔다는 이유였다.
A씨는 음식 섭취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업주로부터 구두로 허락을 받은 적이 있었고, 신메뉴 시식이나 실수로 만든 음식, 폐기 예정인 음식을 먹거나 가져간 것이 전부라고 항변했다. 다른 직원들도 비슷하게 행동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이었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사업주는 A씨의 행위로 피해가 발생했다며 CCTV 자료를 증거로 제출한 상태다. A씨는 어떤 날짜의 어떤 장면이 문제된 것인지조차 알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혐의의 핵심 '불법영득의사'…섭취 경위를 구체적으로 나눠야
변호사들은 단순히 매장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절도나 횡령죄가 인정되려면 '불법영득의사', 즉 다른 사람의 재물을 자기 것처럼 마음대로 처분하려는 고의가 입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사장님의 사전 허락, 다른 직원들도 동일하게 해온 관행, 신메뉴 시식, 실수분 직접 결제, 폐기 예정 식품 처리 등은 모두 '고의로 내 것처럼 취득하려 한 것이 아니다'라는 방향의 정황자료"라며 "이 점을 조사에서 구체적·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무혐의를 받는 데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로고스 허재은 변호사 역시 구체적인 진술을 강조했다. 허 변호사는 "단순히 전체를 추상적으로 허락받았다고 주장하면 일부만 인정될 여지가 있다"며 "어떤 음식에 대해 구체적인 허락을 받았고, 어떤 것이 폐기 예정이었으며, 어떤 음식은 추후 결제했는지 등 세세하게 나눠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무턱대고 모든 것을 부인하거나, 잘 기억나지 않는 사실까지 섣불리 인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사업주가 몰래 가져가는 것처럼 보이는 불리한 장면만 악의적으로 발췌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경찰이 어떤 패를 쥐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불확실한 기억에 의존해 첫 조사를 받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먹어도 된다'는 허락, 어디까지 인정될까?
설령 사업주의 허락이 있었더라도 그 '범위'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매장 안에서 먹는 것과 매장 밖으로 가져가는 것은 법적으로 다르게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는 "근무 중 취식은 용인되었어도 영업장 밖 반출은 허락된 적이 없다고 보아 유죄가 선고된 사례가 있다"며 "반대로 폐기 대상품을 먹어도 된다는 교육을 믿고 취식한 사안에서, 고의가 부정되어 무죄가 선고된 사례도 있다"고 짚었다.
결국 무혐의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A씨의 행위가 허용된 관행이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호사들은 동료 직원의 사실 확인서나 진술, 사업주와 나눈 메신저 대화, 직접 결제한 영수증 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는 "다른 직원들의 사실 확인서를 받으면 좋을 것 같다"며 "관행적으로 혹은 사장의 동의 하에 음식 섭취해 왔다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고소장 정보공개 청구를 해 내용을 살핀 후 경찰조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