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보장' 코인 리딩방의 덫…수백만원 넣자 '증발'
'수익 보장' 코인 리딩방의 덫…수백만원 넣자 '증발'
SNS 광고 믿고 투자했다가 전 재산 날릴 뻔한 30대 직장인 A씨의 사연…법률 전문가들 "전형적 사기, 증거 확보 후 즉시 고소해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SNS 광고에 속아 코인 리딩방에 가입한 30대 직장인이 수익은커녕 과도한 수수료 때문에 큰 손실을 봤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월급만큼 벌게 해준다더니…수수료 폭탄에 '쪽박' 찬 코인 리딩방 실체
SNS 광고를 믿고 '코인 리딩방'에 발을 들인 30대 직장인은 수백만 원이 순식간에 증발하는 악몽을 겪어야 했다. 수백만원이 몇십만원으로 '증발'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평범한 30대 직장인 A씨의 '코인 대박' 꿈이 악몽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누구나 수익이 가능하다"는 SNS 광고 문구에 홀린 듯 연락한 그 순간, 그는 이미 교묘하게 설계된 사기의 덫에 첫발을 내디딘 후였다.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달콤한 속삭임의 시작
스스로를 '해외 코인 선물 거래 회사' 소속 전문가라고 소개한 이들은 A씨에게 자신들과 협업하는 특정 거래소 앱 설치를 유도했다. 낯선 이름의 거래소였지만, 인터넷 검색에 버젓이 노출되고 사업자등록증까지 갖추고 있어 A씨는 의심을 거뒀다.
그들의 지시대로 P2P(개인 간 거래)를 통해 수백만 원어치의 테더 코인을 구매해 지갑을 채우자, 곧바로 텔레그램 '리딩방'에 초대됐다. 이제 전문가의 '매매 신호'에 따라 버튼만 누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수익은커녕 수수료 폭탄…거래할수록 녹아내린 계좌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리딩방의 신호는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거래를 반복할수록 자산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A씨는 "수익을 얻는 대신 계속해서 자금이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몇백만원 투자한 것이 현재는 몇십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고 토로했다. 원인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수료였다. 거래가 체결될 때마다 원금의 상당 부분이 수수료 명목으로 사라지는 구조였다.
뒤늦게 문제를 깨닫고 항의했지만, 그들은 "수익을 내려면 계속 매매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A씨는 전 재산을 잃기 직전에야 모든 거래를 중단했다.
"전형적 사기, 고소 가능"…법률 전문가들의 한목소리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전형적인 코인 리딩방 사기'라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쉴드의 조재황 변호사는 "허위 광고와 투자 수익 보장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현혹한 뒤, 실제로는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지속적인 매매를 유도하여 피해자의 자산을 고갈시키는 수법"이라며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자등록증의 존재 여부도 범죄 성립과는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대법원 판례 역시 "사업자등록증은 단순한 사업사실의 등록을 증명하는 증서에 불과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도6934 판결). 즉, 사기꾼들이 사업자등록증을 보여주며 안심시켜도 그것이 합법적인 투자 회사임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사기죄 입증이 간단치만은 않다. 법률사무소 무율의 김도현 변호사는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이 ‘처음부터 투자자를 속일 의도로 허위 정보를 제공했거나 기망행위를 했음’이 입증되어야 한다"며 단순 투자 손실과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실제 유사 사건에서 법원은 가해자들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하는 등(서울동부지방법원 2024년 8월 30일 선고 2023고합324 판결)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있지만, 모든 것은 '입증'에 달려있다.
잠자는 증거를 깨워라…피해 회복의 첫걸음
그렇다면 피해 회복을 위한 첫걸음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증거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변호사는 "리딩방에서 받은 매매 신호나 수익 보장 등의 메시지, 거래 내역, 입출금 기록 등"을 빠짐없이 수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증거들은 가해자의 기망 행위를 입증할 결정적 자료가 된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주동자들 및 계좌주인에 대한 꼼꼼한 수사를 진행하게끔 하여 가해자들이 처벌될 위기에 놓여 스스로 금전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형사 고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경찰서나 금융감독원 불법금융신고센터에 신속히 신고하는 것이 추가 피해를 막고, 사라진 투자금을 되찾을 가능성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