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만지려면 씻고 와라" 딸 피부병 핑계로 베이비시터 나체 몰카 찍은 아빠
"아이 만지려면 씻고 와라" 딸 피부병 핑계로 베이비시터 나체 몰카 찍은 아빠
알고 보니 바디로션 통에 카메라 숨겨
법원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행, 죄질 매우 나빠"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선고

"딸 피부 때문에 샤워해달라"며 베이비시터를 욕실에 유인한 뒤 몰카를 찍은 남성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우리 딸 피부가 예민해서요, 돌보기 전에 샤워 좀 부탁드릴게요."
딸을 가진 아빠의 간곡한 부탁인 줄 알았다. 아이를 위한 마음으로 흔쾌히 욕실로 들어선 베이비시터. 하지만 그곳은 이미 치밀하게 준비된 범죄의 덫이었다. 자신의 딸을 핑계 삼아 낯선 여성의 알몸을 훔쳐보려 한 파렴치한 아빠의 두 얼굴이 법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김상호 판사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반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베이비시터 구합니다"…앱으로 '사냥감' 고른 아빠
2023년 6월, A씨는 베이비시터 구인 앱을 켜고 프로필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아이를 잘 돌볼 사람을 찾는 게 아니었다. 그의 눈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피해자 B씨의 프로필을 발견한 그는 면접을 빌미로 B씨에게 접근했다.
A씨의 계획은 치밀했다. 범행 3일 전, 그는 소형 카메라를 미리 구매했다. 그리고 욕실에 있던 바디로션 통에 작은 구멍을 뚫어 카메라를 숨겼다.
"딸 피부 때문에…" 뻔뻔한 거짓말로 욕실 유인
범행 당일인 6월 28일 저녁, A씨는 B씨에게 황당한 요구를 했다. "딸의 피부질환 문제로 인해 아이를 돌보기 전에 깨끗이 씻어달라"는 것이었다. 아이의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이라 여긴 B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욕실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렌즈가 욕실 내부를 향하도록 교묘하게 설치된 카메라가 기다리고 있었다. A씨는 이틀에 걸쳐 샤워하는 B씨의 나체를 몰래 촬영했다.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그것도 자신의 딸을 미끼로 삼아 성적 욕망을 채우려 한 것이다.
법원 "죄질 매우 나쁘지만 초범·양육 고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을 두고 "치밀한 준비를 거쳐 거짓말로 피해자를 속인 계획적인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또한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실형은 피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초범인 점, 그리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 특히 "이혼 후 홀로 어린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점"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법원은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3고단2711 판결문 (2024. 4. 3.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