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두고 간 애플워치, '성관계 약속' 알림이 떴다
아내가 두고 간 애플워치, '성관계 약속' 알림이 떴다
이혼 숙려기간 중 불륜 증거, 위자료 청구는 가능할까?

협의이혼 중 남편이 아내의 애플워치에서 외도 증거를 발견했다./ AI 생성 이미지
협의이혼을 진행하며 재결합을 고민하던 남편은 아내가 두고 간 애플워치에서 상간남과의 적나라한 대화가 담긴 알림을 받았다. "다음주 목요일에 만나서 성관계 하자."
우연히 발견한 이 충격적인 증거, 법정에서 효력이 있을까?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성x용품 사서 해달라"…재결합의 꿈을 산산조각 낸 알림
아내와 협의이혼 절차를 밟던 A씨. 그는 관계 회복의 여지를 남겨두고 잠시 재결합해 다시 잘 살아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고, 두 사람은 결국 다시 헤어지기로 했다.
비극은 아내가 집을 나간 지 단 하루 만에 시작됐다. 아내가 자신의 애플워치에 휴대폰을 동기화해 사용하다가 그대로 두고 나간 것이 발단이었다. 애플워치와 연동된 A씨의 휴대폰에 충격적인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내가 다른 남성과 나눈 대화에는 "다음주 목요일에 만나서 성관계 하자", "자기 이혼 숙려기간이다", "성x용품 사서 해달라" 등 저급하고 노골적인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A씨는 이 모든 내용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배신감에 치를 떨어야 했다.
'내 기기'에서 본 증거, 불법일까? 변호사들 "문제될 가능성 낮아"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이 증거의 '적법성'이었다. 아내의 사적인 대화를 몰래 본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문제없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유안의 안재영 변호사는 "A씨가 확보한 증거의 경우, 와이프가 자발적으로 애플워치 동기화를 진행한 것이고, 우연하게 알림이 떠서 확인한 것이기에, 불법적으로 수집하는 데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아, 적법한 증거로 인정될 것입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애플워치 동기화는 배우자가 자발적으로 진행했고 우연히 발견된 것이므로, 불법적인 증거수집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엘엔에스 김의지 변호사 또한 "불법적인 증거수집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라고 못 박으며, 정당한 증거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을 주장할 수 있으나, 발견 경위의 정당성을 소명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혼소송 전환하고 상간남까지…'위자료 폭탄' 가능
변호사들은 A씨가 현재 진행 중인 협의이혼을 중단하고 '재판상 이혼'으로 전환해 배우자의 유책(잘못)을 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선의 이지원 변호사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민법 제840조 제1호(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로 이혼사유가 될 뿐 아니라 위자료 청구 근거가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위자료는 아내뿐만 아니라 상간남을 상대로도 청구할 수 있다. 이지원 변호사는 "이혼소송을 진행하면서 배우자 외에 배우자의 상간 상대방에 대해서도 위자료를 청구하실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됩니다."라고 덧붙였다.
노경희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추가 증거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상간남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를 메모해두고, 법원 허가를 받아 배우자와 상간남 간의 '카카오톡 메시지의 수발신기록'을 조회하거나 CCTV 영상 확보를 위해 '증거보전' 신청을 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것을 권했다.
다만 "불법 취득 판례 있어"…추가 증거 수집은 신중히
대부분의 변호사가 증거의 효력을 긍정했지만, 신중론도 제기됐다. 클리어 법률사무소의 김동훈 변호사는 "최근 판례에서, 배우자가 자발적으로 연동한 기기에서 확인된 증거라도 불법적으로 취득된 증거로 판시한 사례가 있습니다."라며 최신 판례 경향을 고려한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향후 추가적인 증거수집 시에는 불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우연히 발견한 '스모킹 건'은 법적 무기가 될 수 있지만, 복수심에 사로잡혀 무리하게 추가 증거를 확보하려다가는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