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떨어진 당뇨환자에게 믹스커피 준 요양시설…과실치사 '유죄' 확정
혈당 떨어진 당뇨환자에게 믹스커피 준 요양시설…과실치사 '유죄' 확정
당뇨 앓던 70대 입소자, 저혈당 쇼크 후 사망
요양보호사 두 명과 시설 원장⋯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벌금형
1심 "저혈당 쇼크 몰랐을 것" 무죄 → 2심 "매뉴얼대로 조치 안 해" 유죄

당뇨를 앓고 있던 70대 입소자가 저혈당 증세를 보였지만, 매뉴얼대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요양보호사와 시설 원장이 대법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70대 저혈당 환자가 경련 증상을 보이는데 주의의무를 다 하지 않아 숨지게 한 요양원 원장 등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18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병원장 A씨에게 벌금 500만원, 요양보호사 두 명에겐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원장 A씨는 경기 광명시에서 요양시설을 운영했다. 고혈압과 당뇨를 앓던 피해자 B씨는 지난 2016년 12월 이곳에 입소했다. 그러다 지난 2017년 4월, B씨는 저혈당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팔을 늘어뜨리는 등 의식이 없어지거나 가래로 호흡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B씨를 돌보던 요양보호사들은 원장 A씨나 보호자에게 이를 알리거나 혈당 수치를 확인하지 않았다. 또한 B씨에게 믹스커피를 먹여주기도 했다. 당시 B씨는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는 아들 요청으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약 한 달 뒤 폐렴에 의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사망했다.
A씨 등 세 명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형법에 따르면,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사람을 사망하게 만든 경우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제268조).
1심에선 전원 무죄였다. 요양보호사들 B씨의 상태를 정확히 알지 못했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요양보호사는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기 때문에 저혈당 쇼크 상태를 인식할 수 없어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의 경우, 시설에 입소자 17명이 있는데 요양보호사 두 명만 배치하는 등의 잘못은 있지만 이번 사건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 건 아니라고 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의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하지만 2심에선 유죄가 나왔다. 2심 재판부는 "요양보호사 매뉴얼에 따르면, 저혈당 등으로 경련 증상이 5분 이상 지속될 경우 119에 신고하고 시설 책임자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며 "당시 요양보호사들은 경련 발생 30분이 지나 B씨의 보호자가 도착했을 때까지 몸을 주무르고만 있었다"고 했다.
또한 입소자가 저혈당 증세를 보이면 믹스커피가 아닌 초콜릿 등을 충분히 먹게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요양보호사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했다.
원장 A씨는 요양보호사들에게 잘못된 교육과 지시를 한 책임을 물었다. 이 때문에 요양보호사들이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하는 지적이었다. A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업무상주의의무 위반과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2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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