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짝퉁' 판명된 중고 명품백, 판매자 "나도 피해자" 발뺌…환불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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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짝퉁' 판명된 중고 명품백, 판매자 "나도 피해자" 발뺌…환불 가능할까?

2025. 09. 29 09:3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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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입증 못 해도 돈 받을 길 있다…변호사들이 말하는 '3단계 필승 전략'

A씨가 중고 거래로 사 2년간 메고 다닌 명품 가방이 가짜로 판명됐다. 환불 받을 수 있을까?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나도 속았다" 중고 명품 판매자의 발뺌…2년 지난 '짝퉁' 가방, 환불 전쟁의 모든 것


2년간 애지중지했던 생로랑 가방이 가짜였다. 충격은 분노로, 분노는 이내 막막함으로 바뀌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만난 판매자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환불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나도 이전 판매자에게 속았다. 나 역시 피해자다"라는 기막힌 답변이었다.


정품이라 믿고 지불한 수백만 원이 공중분해될 위기. A씨는 이대로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걸까.


법률 전문가들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판매자가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A씨가 환불받을 권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판매자의 고의성 여부와 무관하게 돈을 돌려받을 길은 분명히 있었다.


"나도 속았다"는 판매자, 법적 책임 피할 수 있나?


2023년 11월, A씨는 세컨핸즈 패션 플랫폼에서 한 판매자와 직거래로 생로랑 가방을 구매했다. 당시 판매자는 "이전 판매자에게 정품으로 확인받고 샀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2년 가까이 지난 2025년 8월, A씨는 지인의 말을 듣고 전문 감정원에 감정을 의뢰했고, 결과는 '가품'이었다.


A씨가 즉각 환불을 요청하자 판매자는 "나도 피해자"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은 단호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판매자가 '본인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항변은 구매자의 권리 행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판매자는 구매자에게 환불 책임을 지고, 본인은 자신에게 가방을 판 이전 판매자에게 별도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즉, 판매자의 개인적인 사정은 A씨와의 거래에서 면책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사기'인가 '하자'인가…법적 대응의 갈림길


그렇다면 A씨는 어떤 법적 근거로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크게 형사상 '사기죄' 고소와 민사상 '계약 취소' 두 가지 길을 제시했다.


판매자가 가품임을 알면서도 속여 팔았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는 "물건에 중대한 하자(가품)가 있음을 인지하고도 고의로 숨기고 판매했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 입장에서 판매자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민사 소송이 훨씬 승산 높은 대안으로 떠오른다. 판매자가 가품인 줄 몰랐더라도 법적 책임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인화 최경섭 변호사는 "판매자도 몰랐다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우리 민법은 계약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을 때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정품'이라는 믿음은 명품 가방 거래의 핵심적인 부분이므로, 가품으로 밝혀진 이상 계약 자체를 무효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민법상 '하자담보책임(민법 제580조)'도 강력한 무기다. 물건에 가품이라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 구매자는 계약을 해제하고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


환불 거부 시 '3단계' 실전 대응법


판매자가 끝까지 환불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체계적인 '3단계' 대응을 주문했다.


첫째, '내용증명' 발송이다. 가품이라는 감정 결과와 함께 민법상 하자담보책임 등을 근거로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 반환을 요구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담아 우체국을 통해 보내는 것이다. 이는 법적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강력한 경고이자, 훗날 소송에서 중요한 증거가 된다.


둘째, '소액사건심판' 또는 '민사소송' 제기다. 내용증명에도 판매자가 응하지 않으면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거래 금액에 따라 비교적 절차가 간편하고 신속한 소액사건심판을 활용할 수 있다. 이때 구매 당시 대화 내용, 계좌이체 내역, 그리고 공신력 있는 기관의 '가품 감정서'가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셋째, 플랫폼을 통한 해결 모색이다. 법무법인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해당 플랫폼 운영자에게 부정 거래를 신고하고 중재를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플랫폼의 자체 규정이나 소비자 보호 정책에 따라 분쟁 해결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고 명품 거래 시 판매자의 말만 믿기보다, 거래 전 꼼꼼히 확인하고 가급적 플랫폼의 안전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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