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방해’ 윤석열, 1심 징역 5년⋯ 재판부 판단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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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방해’ 윤석열, 1심 징역 5년⋯ 재판부 판단 살펴보니

2026. 01. 16 16:4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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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타’ 호소했지만 182일 만에 단죄

체포영장 거부·계엄 문건 조작 등 4개 혐의 유죄 인정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TV를 통해 생중계되는 모습. /연합뉴스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 법정. 백대현 재판장의 목소리가 준엄하게 울려 퍼졌다. 피고인석에 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한 질타였다. 헌정 사상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키고, 이에 대한 수사마저 무력으로 막아섰던 전직 대통령에게 법원은 징역 5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내란특검이 구형한 10년의 절반이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훼손된 법치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재판부의 일갈은, 법 앞에 성역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체포영장 막아라”⋯ 경호처 동원한 ‘조직적 방해’ 철퇴

이번 판결의 핵심은 윤 전 대통령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막아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다.


지난해 12월 30일, 공수처 수사관들이 영장을 들고 윤 전 대통령의 관저(공관촌)를 찾았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건 굳게 닫힌 문과 경호처의 무력이었다. 박종준 경호처장의 지시로 차벽이 세워졌고, 경호 인력들이 3중 저지선을 쳐 수사관들의 진입을 막았다.


재판부는 이 과정이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아래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공수처 수사권 없다” 주장 일축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범죄인 직권남용을 수사할 권한이 있고, 내란 혐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므로 수사권이 인정된다”며 이를 배척했다.


“군사 보안 구역” 핑계도 안 통해

관저가 군사상 비밀 장소라 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도 깨졌다. 재판부는 “군사상 비밀 장소라도 체포와 같은 대인적 강제처분은 가능하다”며 “탄핵 소추로 권한이 정지된 상황에서 경호처는 영장 집행을 승낙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못 박았다.


결국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기 위해 경호처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키고 위력을 행사하게 한 점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가짜 국무회의, 조작된 계엄 문건”⋯ 드러난 12·3의 민낯

체포 방해 외에도 12·3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들이 낱낱이 드러났다.


‘반쪽짜리’ 국무회의(직권남용)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를 소집하면서 고용노동부 장관 등 7명에게는 알리지도 않았다. 재판부는 이를 “특정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판시했다.


계엄 문건 조작 및 폐기(허위공문서 작성·폐기)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꾸며내기 위해 문서를 조작한 사실도 확인됐다. 실제로는 국무총리 등의 서명을 받지 않았음에도, 마치 받은 것처럼 허위로 문서를 꾸미고 나중에 이를 폐기까지 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라는 중차대한 사안에서 공문서를 위조하고 폐기한 것은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군 비화폰 삭제 지시(직권남용)

수사가 시작되자 군사령관들에게 보안용 휴대전화(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유죄가 나왔다. 수사기관의 증거 확보를 원천 봉쇄하려 한 증거 인멸 시도였다.


다만, 외신을 상대로 “계엄 의지가 없었다”는 등의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해외공보관은 대통령의 지시를 따를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182일 만의 심판⋯ “법치주의 회복의 신호탄”

윤 전 대통령은 재판 내내 “방어권 보장을 위해 선고를 미뤄달라”며 ‘불의타(예상치 못한 타격)’를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기소 182일 만에 선고를 강행했다. 지연 전술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사법부의 의지였다.


징역 5년.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한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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