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쓰고 '단순 변심'…중개수수료 떼일 위기, 법의 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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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쓰고 '단순 변심'…중개수수료 떼일 위기, 법의 답은?

2025. 12. 18 17:5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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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 잔금일 전 일방적 계약 취소 후 수수료 지급 거부…법조계 "중개사 과실 없다면 청구 가능"

임차인이 개인 사정으로 임대차 계약을 파기했다면, 중개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계약금도 날렸는데 왜 내요?” 돌변한 임차인…중개수수료 떼인 공인중개사의 호소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모든 게 순조롭게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잔금일을 코앞에 둔 어느 날, 임차인은 돌연 "개인 사정으로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계약금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계약 성사를 위해 발로 뛴 공인중개사에게 돌아가야 할 중개수수료마저 "못 주겠다"며 버티는 상황. 공인중개사 A씨는 "임차인의 어머니도 같은 부동산 일을 하는 분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어머니도 부동산 하시는데…" 동업자 정신 짓밟은 한마디


A씨의 분노에 불을 지핀 것은 임차인 측의 태도였다. 임차인은 "계약금도 돌려받지 못하는 마당에 중개수수료를 왜 줘야 하냐"며 법대로 하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자신도 부동산 업계에 몸담고 있다는 임차인의 어머니마저 딸의 입장을 두둔하자, A씨는 단순한 금전 문제를 넘어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 그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상도덕마저 저버린 반응에 기분이 너무 나빠 꼭 법적 조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법조계 "계약 성립 순간, 수수료 청구권 발생" 한 목소리


그렇다면 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공인중개사의 과실이 없다면' 중개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공인중개사법 제32조는 중개사의 고의나 과실로 계약이 깨진 경우가 아니라면, 설령 당사자의 사정으로 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중개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 계약이 '성립'된 순간, 중개 행위는 완성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HB & Partners의 이충호 변호사는 "임차인이 계약금을 포기하는 것은 임대인에 대한 계약 해제의 책임에 따른 것"이라며 "이는 중개 의뢰인으로서 중개사에게 부담하는 중개보수 지급 의무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즉, 임차인이 계약금을 날린 것은 임대인과의 문제일 뿐,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 공인중개사에게는 약속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법원의 판단도 일관된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최근 판결(2022나221971)에서 '중개사의 고의나 과실 없이 계약이 해제되었다면 중개보수는 지급한다'는 계약서 조항을 근거로, 매수인의 잔금 미지급으로 계약이 깨졌더라도 중개사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


'내용증명'부터 '지급명령'까지…법적 대응 3단계


전문가들은 감정적인 대응보다 법적 절차에 따라 차분히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법무법인 반향의 유선종 변호사는 "상대방이 부동산업을 하는데도 이를 무시하는 점을 고려해 강경 대응을 검토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구체적인 절차를 제시했다.


첫 단계는 '내용증명' 발송이다. 중개수수료 지급 의무의 법적 근거와 함께 지정된 날짜까지 지급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을 압박하는 동시에 향후 소송에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된다.


내용증명에도 상대가 버틴다면, 다음은 '지급명령' 신청이나 '소액사건심판' 제기다. 이는 정식 소송보다 절차가 간편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낼 수 있는 제도다.


IBS법률사무소 안정현 변호사는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알고 있을 테니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중개행위와 관련된 자료들을 증거로 첨부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등 증거가 명확하다면 승소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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