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1조' 지침 무시가 부른 비극, 이 경사 사망 사고 법적 쟁점은?
'2인1조' 지침 무시가 부른 비극, 이 경사 사망 사고 법적 쟁점은?
구조 드론 떴지만 왜 구하지 못했나
해경의 안전 지침 위반 의혹과 책임 소재

추도사 하는 김용진 해양경찰청장 / 연합뉴스
지난 11일 새벽 인천 영흥도 갯벌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해양경찰 이재석 경사의 사고를 두고 '2인1조' 순찰 지침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안전 지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경사가 홀로 갯벌에 나섰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의 책임은 크게 해양경찰 책임자와 민간 드론 업체, 그리고 사망한 이 경사 개인에게도 일정 부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경 책임자의 관리·감독 소홀
사고의 가장 큰 책임은 해양경찰 측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해경은 야간 갯벌 순찰 시 드론 조종사와 함께 경찰관 2명이 동행해야 한다는 안전 지침을 직접 마련했다.
그러나 사고 당일 이 지침은 지켜지지 않았다. 해경이 '2인 이상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도록 방치한 과실이 크다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러한 해경의 안전 지침이 단순한 내부 규칙을 넘어 해양경찰법에 근거한 직무 수행 명령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소속 경찰관의 안전을 총괄하고 사고를 예방할 의무가 있는 해경 책임자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드론 업체의 계약 및 주의 의무 위반
사고 당시 갯벌 순찰에 참여한 민간 드론 업체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업체는 해경과의 계약에 따라 안전 지침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경찰관 동행 없이 순찰을 진행한 점은 계약 위반이자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다. 드론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잠시 현장을 벗어난 사이 이 경사의 위치를 놓쳤다는 업체의 설명도 부실한 현장 대응을 보여준다.
만약 드론 운용 과정에서의 과실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밝혀질 경우, 업체는 형사 및 민사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드론 영상이 사고 현장을 비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경사를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드론 순찰 시스템 자체의 문제점과 더불어, 이를 운영하는 업체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한다.
'홀로' 출동한 이 경사의 선택
사망한 이 경사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을 수 있다. 해경 내부 지침은 물론, 안전이 중요한 갯벌 순찰에 홀로 나선 것은 본인의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경사의 선택은 해경의 관리·감독 소홀이라는 더 큰 문제에 가려질 수 있다. 지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경사가 홀로 출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평소 순찰 과정에서 안전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관행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의 책임은 여러 주체에게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안전 지침을 수립하고도 현장 관리에 실패한 해양경찰 책임자, 계약상의 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못한 민간 드론 업체 등 관련자 모두에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 경사의 사망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는 가장 큰 책임이 안전 관리에 소홀했던 기관과 관계자들에게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