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더니…" 어플서 만난 그놈, 전 재산을 앗아갔다
"여자라더니…" 어플서 만난 그놈, 전 재산을 앗아갔다
"같이 살자"는 말 믿고 대출까지…알고보니 남자, 법적 대응은?

한 남성이 데이팅 앱에서 만난 '여성으로 위장한 남성'에게 속아, 전 재산을 빌려주고 빚까지 떠안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남자 이면서 여자라고 속였습니다." 데이팅 앱에서 만난 연인에게 전 재산을 송금한 한 남성의 절규다.
위암 치료비, 동생 합의금 등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사연을 대며 돈을 요구한 상대는 알고 보니 남성이었다. 피해자는 주식과 퇴직금은 물론, 대출까지 받아 돈을 보냈다.
과연 그는 어디까지 보상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의 자문을 통해 사기죄 성립 여부와 피해 회복 방안을 짚어봤다.
"사랑한다 믿었다"…전 재산 빌려주고 빚만 남아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실직 상태에 있던 피해자는 데이팅 앱을 통해 한 사람을 만났다. 상대는 자신을 '부모 없이 동생과 둘이 사는 여성'이라 소개하며 접근했다. 이후 휴대폰 요금, 위암 치료비, 동생의 학교 폭력 합의금 등 다양한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했다.
"같이 살자"는 달콤한 약속에 넘어간 피해자는 결국 주식, 퇴직금, 실업급여 등 모아두었던 전 재산을 정리해 빌려주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카드론과 은행 대출까지 받아 돈을 건넸고, 현재 매달 15만 원이 넘는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피해자는 이 과정에서 월 30만 원가량 배당금이 나오던 주식과 해외 투자 상품까지 정리해야 했다.
성별부터 사연까지 '거짓'…명백한 사기죄
변호사들은 이 사건이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는 "가해자가 말한 사실들이 모두 거짓말이고 허위임을 알았다면 돈을 건네지 않았을 것이라면 이는 '사기' 처벌 대상입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금전을 지급받을 당시 말한 금전의 용도와 달리 실제로는 도박, 채무 상황 등에 사용을 하였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하며, 돈의 실제 사용처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됨을 강조했다.
이처럼 성별, 가족 관계, 금전 사용처 등 거의 모든 것을 속인 행위는 법원에서 '기망행위(상대방을 속이는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빌려준 돈 외 '미래 수익'도 받을 수 있나?
피해자의 가장 큰 고민은 손해배상의 범위다. 단순히 빌려준 돈을 넘어, 돈을 마련하기 위해 포기해야 했던 미래 수익까지 돌려받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변호사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법률사무소 강물의 김수빈 변호사는 "빌려주기 위해 손해보고 있는 항목은 기망행위로 인한 직접손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이고, 실제로 들어간 돈이 기준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손해배상의 범위는 실제 편취당한 금액뿐만 아니라, 투자 정리로 인한 손실, 대출 이자 비용, 기회비용(월 30만원의 배당금 손실) 등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법조계에서는 이처럼 사기가 없었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 즉 '일실이익'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이를 인정받기 위해선 사기 행위와의 명확한 인과관계와 구체적인 손해액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피해 회복 첫걸음은 형사고소"
그렇다면 피해자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형사 고소'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상대가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고소를 우선 진행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형사 고소는 가해자를 특정하고 처벌을 통해 심리적으로 압박함으로써 합의를 이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고소 이후 수사과정에서 상대방의 혐의가 인정 된다면 합의를 통해서 모든 피해를 회복 하실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하신의 김정중 변호사는 "로맨스 스캠 사기는 경찰에 혼자 진행을 하면 왜 그런 사기를 당했냐는 식의 핀잔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라며 초기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