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운전과 처벌 다르다…보복운전 성립요건은?
난폭운전과 처벌 다르다…보복운전 성립요건은?
보복 의도 있으면 특수범죄로 징역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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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다른 차량이 끼어들거나 서행한다는 이유로 의도적으로 위협하거나 충돌을 일으키는 '보복운전'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보복운전은 단순한 난폭운전과 달리 상대방에 대한 보복 의도가 있어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보복운전과 난폭운전은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다른 범죄다. 난폭운전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최대 1년 징역이나 500만원 벌금에 그치는 반면, 보복운전은 훨씬 중한 형량을 받을 수 있다.
도로에서 분노한 대가, 법정에서 처벌은?
법원은 보복운전을 그 행위 양상에 따라 다양한 범죄로 처벌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라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특수협박·특수상해 등이다.
전주지방법원은 피해자 차량이 서행한다는 이유로 위협을 가하고 도로상에서 상향등을 켜고 급제동이나 차선 변경으로 진로를 방해하는 등 보복운전을 한 행위에 대해 형법상 특수협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전주지방법원 2018. 9. 6. 선고 2018고단1020 판결). 재판부는 "피해자가 단지 다소 서행을 한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위협을 가하고 도로상에서 보복운전 내지 난폭운전을 한 것으로 보여 형법상 특수협박에 해당한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한 전주지방법원은 피해자 차량이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화가 나 보복하기로 마음먹고 차량을 이용해 4중 추돌사고를 유발한 사안에서 특수재물손괴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이른바 '보복운전'으로 대형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한 바 있다(전주지방법원 2020. 6. 24. 선고 2019고단1430 판결).
보복운전에 다시 보복하면 어떻게 될까? A씨는 B씨가 운전하면서 휴대전화를 이용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보복운전을 했다. 보복운전에 화가 난 B씨는 자신도 보복운전을 했다. 두 운전자는 약 2분 동안 약 2km 구간에서 급제동, 급가속, 진로 방해 등을 하다 차를 들이받았다.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한 사건에서 인천지방법원은 두 운전자 모두에게 특수상해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인천지방법원 2020. 10. 22. 선고 2020고단6580 판결).
보복운전과 난폭운전의 차이, 핵심은 '의도'
보복운전과 난폭운전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보복 의도의 존재 여부다.
도로교통법 제46조의3에 따르면 난폭운전은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등의 행위를 두 가지 이상 연달아 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지속 또는 반복하여 다른 사람에게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반면 보복운전은 행위 양상은 난폭운전에 해당할 수 있지만, 상대방 운전자에 대한 분노나 앙심을 품고 의도적으로 위협을 가하거나 보복하려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특정 상대방을 겨냥한 고의적 행위라는 점에서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과는 성격이 다르다.
경찰청에서는 보복운전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 앞서 가다가 고의로 급정지하거나 뒤따라오면서 추월하여 앞에서 급감속․급제동하여 위협하는 행위
- 차선을 물고 지그재그로 가다 서다를 반복, 진로를 방해하며 위협하는 행위
- 급진로 변경을 하면서 중앙선이나 갓길 쪽으로 밀어붙이는 행위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은 처벌 수위도 현저히 다르다. 난폭운전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2에 따라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보복운전은 형법상 특수협박, 특수상해, 특수재물손괴 등으로 처벌되거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될 수 있다.
또한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으로 입건될 경우 행정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난폭운전은 벌점 40점이 부과되고, 보복운전은 벌점 100점이 부과되어 운전면허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 구속 시에는 도로교통법 제93조 등에 따라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법원, 보복 의도가 명확할 때 '보복운전' 인정
법원은 보복운전 여부를 판단할 때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운전자의 보복 의도나 동기가 명확한지 여부, 상대방 운전자에 대한 위협이나 위해를 가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교통법규 위반 행위의 연속성과 위험성, 사고 발생 전후의 정황과 운전자의 행동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다.
다만 모든 위험운전이 보복운전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원고등법원 "피해 택시 운전자가 보복운전이라고 주장했으나, 피고인이 특별히 화가 난 상태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보복운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수원고등법원 2020. 12. 2. 선고 2020누11615 판결).
모든 난폭운전이 보복운전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에 대한 분노로 의도적으로 위험한 운전을 한다면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을 넘어 중범죄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