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소풍서 2도 화상…'5시간 방치' 논란, 법적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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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소풍서 2도 화상…'5시간 방치' 논란, 법적 책임은?

2025. 11. 18 15:5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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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단순 찰과상' 판단, 부모는 '상처 악화' 분통…변호사들 "업무상과실치상, 아동학대 고소 가능"

유치원 소풍에서 아이가 2도 화상을 입었으나, 유치원 측이 이를 찰과상으로 오인해 5시간 방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키즈카페 소풍서 2도 화상…유치원 '5시간 방치' 후폭풍


유치원 소풍에서 돌아온 아이 손에 붙은 대일밴드를 떼어낸 순간, 부모는 눈을 의심했다. 단순 찰과상인 줄 알았던 상처는 살이 깊게 파인 2도 화상이었다. 사고 발생 후 약 5시간 동안 상처가 사실상 방치됐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유치원의 아동 보호 의무를 둘러싼 법적 책임 논란이 거세다.


"단순 찰과상인 줄"…5시간 뒤 드러난 2도 화상


사건은 유치원에서 키즈카페로 소풍을 간 날 벌어졌다. 한 아이가 오전 11시 30분경 에어바운스 미끄럼틀에 손이 쓸리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담임교사가 부모에게 연락을 취한 것은 오후 4시 18분경.


교사는 "손이 조금 까졌다"고 설명했다. 오후 5시 10분, 유치원에 도착해 아이의 손을 확인한 부모는 경악했다. 대일밴드 아래에는 손등 세 군데의 살이 파여 있었다. 급히 화상 전문병원을 찾은 결과, 진단명은 '2도 화상'이었다.


부모는 온라인 법률 상담을 통해 "사고 발생 후 5시간 가까이 아이의 화상 상처가 방치됐다"며 "그 시간 동안 상처가 계속 열기와 함께 익으며 깊어져 갔다는 부분에 대해 처벌을 원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치원 측은 "화상인 줄 몰랐다. 죄송하다"며 치료비 전액 부담 의사를 밝혔지만, 부모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업무상과실치상 vs 아동학대…변호사들의 판단은


법률 전문가들은 유치원 교사와 원장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공통적으로 거론된 죄명은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사고 발생 후 약 5시간 동안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보호자에게 늦게 연락한 점은 중요한 과실 요소"라고 지적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아동학대' 혐의 적용 가능성도 제기했다. 조기현 변호사는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로 형사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고, 안병찬 변호사 역시 '아동복지법 위반(방임)'을 언급했다. 아동복지법은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행위를 아동학대로 규정한다.


다만 윤영석 변호사는 "화상이 발생한 사건 자체에 과실이 있는 경우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할 것이고, 단순히 조치를 미흡하게 했다는 것만으로는 이 죄가 성립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신중한 의견을 냈다. 그러나 "화상을 방치하여 악화시킨 부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다"고 덧붙여 민사 책임은 분명히 인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치료비 넘어 '위자료'까지…법원이 보는 '보호·감독의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범위는 단순히 지급된 치료비를 넘어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변호사들은 향후 흉터 제거 등을 위한 치료비, 아이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나아가 부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유치원과 교사가 갖는 '보호·감독의무'에 근거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유치원 교사는 교육활동 중 친권자를 대신해 원아를 보호하고 감독할 의무를 진다. 특히 "나이가 어려 책임능력과 의사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유치원생에 대하여는 보호·감독의무가 미치는 생활관계의 범위와 사고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더욱 넓게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다40437 판결)는 것이 법원의 확립된 태도다.


이번 사건처럼 소풍 중 발생한 사고와 그 후속 조치 미흡은 명백한 보호·감독의무 위반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부모에게 변호사들은 병원 진단서, 상처 사진, 교사와의 통화 기록 등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치원 측과의 합의부터 민사소송, 형사고소까지 험난한 법적 절차가 예고된 가운데, 법원이 '5시간의 방치'를 어떻게 평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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