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당사자인데 재판 결과를 안 알려주나요?" "네, '셀프'로 잘 챙겨야 합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재판 당사자인데 재판 결과를 안 알려주나요?" "네, '셀프'로 잘 챙겨야 합니다"

2020. 02. 12 12: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채무불이행으로 사기죄 고소⋯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할 '후속 조치'

변호사 6명이 알려주는 민사 소송으로 빌려간 '돈' 받는 법

"내가 피해자고, 재판 당사자인데 재판 결과를 통보해 주지 않을 수도 있나?" A씨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친구 사이에 돈거래는 안 하는 게 좋다고 했다. A씨도 그걸 모르는 게 아니었다. 그래도 자신을 찾아와 절박하게 사정하는 친구를 모른 척 할 순 없었다. 몇 년간 차곡차곡 모았던 적금을 헐어 3000만원을 빌려줬다. A씨가 할 수 있는 한 최대였다.


그러나 친구는 그 돈을 들고 도박장으로 향했다. 당연한 수순으로 며칠 만에 돈을 모두 날렸다. 당시에 이런 상황을 몰랐던 A씨는 친구의 말만 믿고 기다렸다. 며칠, 몇 달이 지났다. 몇 년이 흐른 후, A씨는 결국 2017년 9월 친구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친구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돈을 곧 갚겠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법원에서도 재판이 진행된다고 했다. A씨는 막연하게 '곧 돈을 받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돈을 받기는커녕 연락이 없다. 재판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상황이 답답했던 A씨는 결국 법원 민원실에 직접 찾아갔다. 그런데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들었다. 재판이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 A씨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내가 피해자고, 재판 당사자인데 재판 결과를 통보해 주지 않을 수도 있나?"


변호사와 함께 이 사안에 대해 알아봤다.


따로 챙겨주지 않는 법원⋯재판 결과는 '셀프'로 챙겨야

A씨의 경우 변호사들은 재판 결과를 직접 챙겼어야 했다고 말한다. 사건 당사자(피해자)라 해도 자신이 직접 알아보지 않으면 판결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돈을 갚지 않았다는 혐의로 열리는 재판은 형사재판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피해자(A씨) 측 입장은 검찰이 주장한다. A씨가 별도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검찰이 알아서 범죄 혐의를 재판부에 입증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검찰은 범죄 피해자를 따로 챙겨주진 않는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법원이 피해자에게 별도로 형사판결문을 보내주지는 않는다"며 "피해자가 형사재판 진행 상황을 알고 싶으면 방청에 참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지후의 민태호 변호사도 "인적사항만 확인하면 법원에서 형사판결문을 발급받을 수 있으니 따로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빌려준 돈 받으려면⋯재판 중간, 그리고 그 이후가 더 중요

변호사들은 채무불이행으로 사기죄 고소를 한 경우 후속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형사재판 결과가 나오면 이를 근거로 민사소송을 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형사 소송은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을 구하는 절차이고, 민사소송은 범죄행위로 인하여 입은 물질적, 정신적 손해에 대한 금전 배상을 구하는 절차"라며 "따라서 형사 소송의 피해자는 형사 소송과 별도로 민사소송을 통해 금전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형사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대방이 죄를 가볍게 할 목적으로 빌린 돈을 부랴부랴 갚기도 하는데, 이 타이밍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법가의 노준선 변호사는 "형사 소송 절차에서 합의를 통해 피해 금액을 보상받았다면 편리했겠지만 이미 절차가 종결됐으니 현재로서는 민사소송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형사 판결 시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 변호사는 "손해배상청구의 시효가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이라 것을 유념해야 한다"며 "A씨의 고소에 대한 형사판결이 언제 나왔는지 파악해 시효기간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한중의 김준성 변호사는 "피고인이 형사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그것을 근거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되는데, 사기 범죄의 피고인이라면 재산을 은닉했을 가능성이 커, 민사소송에서 판결뿐만 아니라 집행까지 함께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