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혼사 위해 서류상 재결합했는데…두 번째 이혼 후 "군인연금 나누자"는 전처
딸 혼사 위해 서류상 재결합했는데…두 번째 이혼 후 "군인연금 나누자"는 전처
"서로 청구 안 한다" 합의서 썼어도
전문가 "연금 명시 안 하면 뺏길 수 있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평생 육군 부사관으로 복무하다 원사로 전역한 60대 남성이 딸의 결혼을 위해 전처와 서류상 재결합을 했다가, 두 번째 이혼 후 전처로부터 군인연금 분할 청구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남성은 “서류상으로만 합쳤던 기간까지 연금을 뺏겨야 하느냐”며 하소연했다.
딸 혼사 위해 서류상 재결합…이혼 조서 썼는데도 연금 내놔라?
21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매달 군인연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60대 남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원칙주의자인 A씨는 매사 감정적인 아내와 너무 달라 갈등을 겪다 2010년 첫 번째 협의이혼을 했다.
그렇게 끝난 인연인 줄 알았으나, 하나뿐인 딸이 보수적인 집안의 남성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A씨는 딸의 혼사에 ‘이혼 가정’이라는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이혼 7년 만인 2017년 전처와 다시 혼인신고를 했다.
철저히 각자 생활하며 살림은 합치지 않은 ‘서류상 재결합’이었다.
딸이 무사히 가정을 꾸린 뒤인 2020년, 두 사람은 법원의 조정을 통해 두 번째 이혼을 마쳤다.
당시 조정조서에는 “2010년부터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는 문구와 함께 “앞으로 서로에게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A씨는 최근 전처로부터 연금 분할 청구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
전처는 첫 번째 혼인부터 두 번째 이혼을 한 2020년까지의 전체 기간을 모조리 합쳐 연금을 나누자고 요구했다.
A씨는 “두 번째 혼인은 딸을 위한 가짜였고, 법원 조서에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겠다고 합의까지 했는데 너무 납득할 수 없다”며 조언을 구했다.

부부 한 명만 군인이어도 연금 분할 대상…‘실질적 혼인 기간’이 관건
해당 사연에 대해 김나희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부부 중 한 사람만 군인이라고 하더라도 군인연금은 혼인 기간 동안 함께 형성된 공동재산적인 성격을 갖기 때문에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며 “다만 모든 기간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만 분할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군인연금법 시행령 제29조에 따라 이혼 당사자 간 합의나 재판 등에 의해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인정된 기간은 분할연금 산정에서 제외된다”면서도, A씨의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조정조서에 ‘2010년부터 혼인관계가 파탄되었음을 인정한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실질적인 혼인 기간이나 연금 분할 비율 등에 대해 특별히 정한 부분이 없다면 2차 혼인 기간도 연금 산정을 위한 ‘혼인 기간’으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차 혼인 기간에 주소지를 같이 두었거나 부부로서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있다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포괄적 청구 포기 문구로는 역부족…연금 종류별 구체적 명시 필수"
이어 김 변호사는 “조정조서나 합의서에 ‘앞으로 서로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는다’고 포괄적으로 기재해두었더라도, 연금분할청구권까지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연금 관련 분쟁을 미리 막으려면 이혼 시 재산분할 협의서나 조정조서에 ‘연금에 대해서는 서로 청구하지 않는다’거나 ‘서로에 대한 분할연금 수급액은 0원이다’라는 식으로 연금의 종류별로 구체적인 문구를 넣어 정리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