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으로 잃은 돈, '실수로 보냈다'고 신고하면 돌려받을 수 있을까?
도박으로 잃은 돈, '실수로 보냈다'고 신고하면 돌려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 '불법원인급여' 원칙 들어 '불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도박으로 '없어선 안 될 돈'을 잃었다. 돈을 보낸 그는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이 망가질 것 같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A씨는 어떻게든 돈을 되찾기 위해 자신이 보낸 돈을 '착오송금'으로 신고해 돌려받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과연 A씨는 도박으로 잃은 돈을 실수로 보낸 돈이라 주장해 돌려받을 수 있을까?
'없어선 안 될 돈' 잃은 A씨, '착오송금'으로 되찾을 수 있나
A씨는 도박 자금을 송금했다가 모두 잃었다. 그는 은행에 이를 착오송금으로 처리해 반환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다.
착오송금 반환 지원 제도는 송금인이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돈을 보냈을 때 예금보험공사 등을 통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A씨는 이 제도를 이용해 도박으로 잃은 돈을 회수할 수 있을지 변호사들에게 자문했다.
변호사들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불법원인급여' 원칙 때문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도박으로 잃은 돈을 착오송금으로 되돌려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도박으로 잃은 돈을 은행에 착오송금으로 반환 처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실제로 도박을 한 것이기 때문에 착오송금을 주장할 여지가 전혀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태광 우지훈 변호사 역시 "도박사이트에 충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송금한 금액이라면, 일반적인 착오송금 반환제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착오송금 제도는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등 의도와 다른 송금이 이뤄진 경우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민법의 '불법원인급여' 원칙 때문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민법 제746조 '불법원인급여' 원칙 때문에 도박 자금을 착오송금으로 되돌려받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도박과 같이 법이 금지하는 불법적인 목적을 위해 건넨 돈은 법적으로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짓 신고, 더 큰 화 부를 수도…'도박죄' 처벌 위험까지
거짓으로 착오송금 신고를 하는 것은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 변호사들은 오히려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대섭 변호사는 "착오송금 반환 지원 제도를 신청해도 상대방(도박 사이트 계좌주)이 동의하지 않으면 예금보험공사를 통한 회수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송금 원인이 도박임이 밝혀지면 반환이 거부될 뿐만 아니라, 본인 또한 도박죄로 수사 대상이 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거짓 신고 자체가 '허위 신고'나 '사기 미수' 등 또 다른 법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지훈 변호사는 "상대방이 법률상 원인 없이 금전을 보유하고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검토할 여지는 있으나, 불법도박과 관련된 거래에서는 반환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