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예 4개월 만에 또 만취운전…'실형이냐 집행유예냐' 변호사 14인 격론
기소유예 4개월 만에 또 만취운전…'실형이냐 집행유예냐' 변호사 14인 격론
2016년 음주 전과, 2024년 특수상해 기소유예 전력 운전자, 혈중알코올농도 0.129%로 재적발. 기소유예 취소·실형 가능성·과거 전력 고지 의무 등 핵심 쟁점

특수상해 기소유예 4개월 만에 또 만취 운전을 한 30대 남성의 실형 가능성을 두고 법조계 의견이 엇갈린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특수상해 기소유예 4개월 만에 또 만취운전, 30대 남성은 실형을 피할 수 있을까.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유예(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를 받은 지 불과 4개월 만에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30대 남성의 사연이 법조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8년 전 음주운전 전과까지 있는 이 남성이 실형을 피할 수 있을지를 두고 변호사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 한 법률 상담 플랫폼에는 “2024년 8월 특수상해로 기소유예를 받았고, 12월 31일 새벽 혈중알코올농도 0.129%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섬을 들이받고 적발됐다”는 한 남성의 절박한 질문이 올라왔다.
2016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 원을 낸 전력이 있는 그는 ‘기소유예가 취소되는지’, ‘실형 가능성이 높은지’ 등 자신의 운명을 가를 질문들을 던졌다.
쟁점 1. 기소유예, 취소될까?…“별개 사건” vs “취소 가능”
가장 큰 쟁점은 이번 음주운전으로 과거 특수상해 사건의 기소유예 처분이 취소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다수 변호사는 ‘취소되지 않는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권민정 변호사(법률사무소 민앤정)는 “기소유예가 취소되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범죄) 이력은 있기 때문에 (이번 음주운전 처벌이) 가중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기찬 변호사(법무법인 통) 역시 “별개의 사건이라 기존 기소유예를 취소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일부 변호사들은 취소 가능성을 경고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주문했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기소유예 중 새로운 범죄를 저지른 경우 기소유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고, 다른 한 변호사도 “재범을 저지를 경우 기소유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답했다.
법률적으로 기소유예는 이미 종결된 처분이라 새로운 범죄로 인해 소급해 취소되지는 않지만, 법원의 양형 판단에는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중론이다.
쟁점 2. 실형이냐 집행유예냐…'위험' 경고 속 희망은
10년 내 두 번째 음주운전이라는 점은 실형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큰 그림자다. 도로교통법상 10년 내 2회 이상 음주운전(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 가중처벌 대상이기 때문이다.
김준환 변호사(법률사무소 필승)는 “최근 음주운전 처벌 수위가 매우 높아져 과거 음주 전력이 있는 경우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의뢰인의 경우 음주 수치가 높아 자칫 강한 처벌이 선고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슬기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 역시 “기소유예 이후 또다시 범행했으므로 법 준수 정상이 좋지 않아 보인다”며 “실형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다만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목표로 한 적극적인 방어 전략도 제시됐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 판결이 선고되게 하기 위해서는 공판 단계부터 제대로 된 대응이 필요하다”며 “대법원 양형기준표에서 정하고 있는 여러 양형자료들을 적극적으로 수집, 제출해야 한다”고 실질적인 조언을 건넸다.
쟁점 3. '기소유예' 전력, 밝혀야 하나 숨겨야 하나
법원에 제출하는 의견서에 기소유예 전력을 기재해야 하는지를 두고도 변호사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이는 재판부의 심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다.
권민정 변호사는 “적을 필요 없다. 수사 중인 것이 아니라 종결되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오기찬 변호사 역시 “의견서에 기재할 필요는 없으나, 수사기관에서는 수사경력조회에 기소유예 전력도 나와 있어 다 알고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반대로 사실을 숨기는 행위가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김경태 변호사는 “현재 기소유예 상태인 특수상해 사건은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며 “이는 법원의 양형 판단에 중요한 요소가 되며, 고의로 누락할 경우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 변호사도 “숨기거나 누락하는 경우 신뢰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며 정직하게 기재할 것을 권고했다.
결론적으로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단기간 내 반복된 범죄, 높은 혈중알코올농도 등 불리한 요소가 산적한 만큼, 진심 어린 반성문과 재범 방지 대책(차량 매각, 알코올 치료 등)을 담은 양형 자료를 충실히 준비하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재판에 임하는 것이 실형을 피할 유일한 길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