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 2명이 찍은 성관계 영상…"지워달라" 1년째 무시당해
전남친 2명이 찍은 성관계 영상…"지워달라" 1년째 무시당해
변호사들 “내용증명은 시작일 뿐, 강제 삭제 원하면 형사고소 병행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 남자친구들이 촬영한 성관계 영상 때문에 20살 여성이 고통받고 있다. 그녀의 현 남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고민을 토로했다.
여자친구가 만 19세였던 시절, 전 남자친구 두 명이 각각 성관계 영상을 촬영했다. 당시에는 촬영에 큰 거부감을 표하지 않았지만, 관계가 끝난 뒤나 헤어질 무렵 “꼭 지워달라”고 분명히 요구했다.
하지만 영상이 여전히 존재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얼굴까지 고스란히 담겨 유포될 수 있다는 공포가 1년 내내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 A씨는 “여자친구가 개인적으로 연락하기는 어려워하는 상황”이라며 변호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삭제를 요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찍을 땐 동의했는데... 삭제 요청 무시한 보관, 죄가 되나
가장 큰 쟁점은 촬영 당시 동의 여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삭제 요청 이후의 보관' 행위 자체에 주목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성관계가 끝난 뒤나 헤어질 때 지워달라고 이야기한 것은 영상 보관에 대한 동의를 명백히 철회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은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물을 소지·저장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즉, 유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가지고만 있어도 범죄가 성립한다는 의미다. 피해자가 “지워달라”고 요구한 순간, 해당 영상은 불법 촬영물로 성격이 바뀐다.
내용증명만 보내면 끝? 가장 확실한 삭제 방법은
A씨가 처음 생각한 방법은 변호사를 통한 내용증명 발송이다. 이는 법적 절차에 돌입했음을 알려 상대방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향후 소송에서 '삭제를 공식 요청했다'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어 유효한 첫 단계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내용증명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입을 모았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상대방이 응하지 않을 경우,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강제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 역시 “실제 삭제 여부 확인과 강제 조치를 위해서는 형사 고소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 고소가 이뤄지면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전 남자친구들의 휴대전화, PC 등을 확보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영상의 존재 여부와 유포 흔적까지 강제로 확인할 수 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고소를 하면 경찰이 곧바로 압수수색을 진행할 것”이라며 “상대방이 증거를 인멸하기 전에 빠른 고소가 유포를 막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만 19세 때 촬영... 나이가 처벌에 미치는 영향은?
사건의 또 다른 변수는 피해자의 나이다. 영상이 촬영될 당시 그녀는 만 19세였다. 이는 법적으로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할 수 있는 경계의 나이다.
최광희 변호사는 “피해자가 미성년자였던 시기의 촬영이라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제작까지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소지죄는 1년 이상의 징역으로 일반 불법 촬영 범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된다. 가해자들에게는 엄청난 압박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