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벌금, '성범죄' 아니어도 공공기관 '2년 컷' 당하는 진짜 이유
스토킹 벌금, '성범죄' 아니어도 공공기관 '2년 컷' 당하는 진짜 이유
"성범죄 아니니 괜찮다"는 말만 믿었다간 큰코다친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스토킹 범죄로 300만 원 벌금형을 받은 A씨. 공공기관 취업길이 막힐까 노심초사했지만, 변호사들은 “성범죄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 최근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이 '스토킹 범죄' 자체를 2년간 결격사유로 명시하면서 새로운 덫이 되고 있다.
성범죄 낙인은 피했지만, 2년의 족쇄는 피할 수 없게 된 현실을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짚어봤다.
"이것도 성범죄인가요?" 벌금 300만원에 무너진 취준생의 꿈
최근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법원에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A씨. 벌금을 완납했지만, 그의 마음은 편치 않다.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던 중 채용 결격사유에 '성폭력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 시'라는 문구를 봤기 때문이다.
A씨는 “사람마다 말이 다른 것 같다”며 “스토킹 처벌 벌금형도 성폭력범죄로 처벌받은 걸로 되나요?”라고 절박하게 물었다. A씨에게 스토킹 벌금은 단순한 전과 기록을 넘어 인생의 계획을 송두리째 흔드는 족쇄가 될 위기에 처했다.
변호사들 "스토킹, 성범죄 아니다" 한목소리…그러나
A씨의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관된 답변을 내놓았다. 결론부터 말해 '스토킹 범죄'는 '성폭력 범죄'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스토킹처벌법 위반 벌금형은 원칙적으로 ‘성폭력범죄’로 보지 않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 역시 “스토킹처벌법은 성범죄 전반을 포괄하는 성폭력범죄에 자동 포함되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스토킹 범죄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성폭력 범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각각 규정된 별개의 범죄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채용 시 '성폭력범죄' 전과를 문제 삼는 규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희망적인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성범죄' 아니어도 2년 발목…'국가공무원법'의 결정타
하지만 '성범죄가 아니다'라는 사실에 안도하기는 이르다. 법무법인 감명 도세훈 변호사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결정적인 함정을 지적했다. 바로 최근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이다.
도 변호사는 “하지만 주의하셔야 할 점은, 최근 '국가공무원법' 제33조가 개정되면서 성범죄와 별도로 '스토킹 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를 결격사유로 새롭게 규정했다는 사실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국가공무원법의 결격사유를 그대로 따르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스토킹 벌금형 그 자체만으로 '2년간 취업 제한'이라는 족쇄가 채워짐을 의미한다. 성범죄라는 꼬리표는 피했지만, 스토킹 범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취업의 문이 닫히는 셈이다.
'형의 실효' 2년 지나면 기록 삭제…완전한 해방일까?
그렇다면 A씨의 길은 영원히 막힌 것일까. 한 가닥 희망은 '형의 실효' 제도에 있다. 법무법인 안팍 최윤호 변호사는 “벌금형은 납부 후 2년이 지나면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효됩니다.
실효된 형은 본인 확인용이 아닌 취업용 '범죄경력회보서'에는 기재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국가공무원법이 정한 취업 제한 기간(확정 후 2년)과 형이 실효되는 기간(완납 후 2년)이 거의 일치한다.
즉, 벌금을 내고 2년이 지나면 법적인 결격사유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취업용 범죄 기록에서도 깨끗해져 재도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변호사는 일부 기관은 '품위유지의무'나 자체 인사규정을 근거로 형사처벌 전력 그 자체를 심사 요소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결국 지원하려는 기관의 채용 규정을 개별적으로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