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뼈 8주 골절, 합의금 받았는데…'후유장애' 소송, 이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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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뼈 8주 골절, 합의금 받았는데…'후유장애' 소송, 이길 수 있나요?

2026. 01. 13 10:4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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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소 합의 후 나타난 후유장애, 추가 배상 가능할까? 법률 전문가들 “합의서 내용과 신체 감정이 관건”

폭행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 후 예상치 못한 후유장애를 얻었으나, '소송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가 추가 배상의 걸림돌이 됐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합의서가 족쇄로…8주 골절 후유장애, '예상 못한 손해' 증명 가능할까


일방적인 폭행으로 얼굴뼈가 내려앉는 8주 골절상을 입은 A씨. 그는 가해자로부터 합의금을 받고 '더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부제소(不提訴)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치료가 끝난 후에도 후유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후유장애'가 남았다. 그는 “후유장애라는 것이 진짜 병신이 돼야 인정될 만큼 까다로운 것 같다”며 합의를 번복하고 추가 소송이 가능한지 법률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소송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고 추가 배상을 받을 길은 정말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피해자의 안타까운 상황에 공감하면서도, 법적 절차의 험난함을 경고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부제소 합의' 그 자체다.


법무법인 지금의 유헌기 변호사는 “부제소합의가 있으므로, 이를 취소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 부분이 오히려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합의서에 어떤 문구가 적혔는지가 소송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법무법인 휘명 김민경 변호사는 “합의서에 ‘일체의 민사상 청구를 하지 않는다’와 같은 포괄적 내용이 있다면, 후유장애 소송도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의 당시 예상하지 못한 손해까지 모두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유한) LKB평산의 강광민 변호사는 “합의서에 후유장애로 인한 손해까지 면책한다는 명시적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 한, 후유장애로 인한 손해배상을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며 합의서 내용을 정밀하게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합의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가 법정에서 치열하게 다퉈질 핵심 쟁점인 셈이다.


"정말 '장애인'이 돼야 합니까?"…'신체 감정'이라는 거대한 산

설령 합의서의 벽을 넘더라도, '후유장애'를 법적으로 인정받는 과정은 그 자체로 험난하다. 피해자의 주관적 고통만으로는 부족하며, 객관적이고 의학적인 입증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의 핵심이 바로 법원이 지정하는 전문의의 '신체 감정' 절차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후유장애는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의 감정 절차에 정해지며, 결과에 따른 판결 선고 또는 조정으로 결론 나온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이 감정 결과를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는다.


따라서 신체 감정 절차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의료소송과 동일하게 신체감정이 진행되어야 한다”며 “이 부분에서는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있는 의료전문 변호사의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CT, MRI 등 모든 의료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후유장애가 일상과 직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감정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사가 막혔다면 형사로…'재고소'라는 역습 카드

민사소송의 높은 벽 앞에서 좌절하기 이르다. 일부 변호사들은 전혀 다른 각도의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바로 가해자에 대한 '형사 고소'를 다시 검토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8주의 상해라면 합의 후에도 다시 형사적으로 고소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상해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나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피해자가 합의했더라도 수사기관이 인지하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윤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가해자와) 재합의를 시도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형사 처벌의 압박을 이용해 후유장애에 대한 추가 배상을 이끌어내는 전략이다. 이는 부제소 합의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민사소송과는 다른 우회로가 될 수 있다.


결국 부제소 합의 후 찾아온 후유장애는, 법정에서 '예상치 못한 손해'였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또 다른 싸움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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