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월세 '대폭 인상' 거부하자…건물주 "보수공사 예정, 무조건 비워라"
상가 월세 '대폭 인상' 거부하자…건물주 "보수공사 예정, 무조건 비워라"
보수공사는 상가임대차법에 따른 재계약 거절 사유 아냐

"월세를 30% 올리겠다"는 건물주.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가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세입자는 상가임대차법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그러자 건물주는 "보수공사를 해야 하니 나가라"며 말을 바꿨다.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네이버지도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상가 재계약을 약 3개월 앞둔 A씨는 얼마 전 건물주에게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월세(임대료)를 30% 올리겠다는 것.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면, 상가를 원상복구하고 계약 만료일에 나가라고 했다.
이에 A씨는 내용증명서를 건물주에게 보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에 따라 월세는 5% 이내로, 10년간 계약갱신을 보장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A씨가 첫 계약을 한 시점은 2년 전이기에 이런 요구가 가능하다고 봤다.
그랬더니 건물주는 이번엔 "해당 층을 보수공사해야 한다"며 "나가라"고 압박하고 있다. A씨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변호사 도움을 구했다.
지난 2018년, 상가임대차법이 개정돼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다. 또한, 차임 또는 보증금도 1년 이내에 5%를 초과해 인상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A씨는 건물주의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다. '변호사 김상배 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는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임대인(건물주)은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에서 1개월 전 사이에 임차인(세입자)이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고 말하며 "이 같은 계약갱신 요구권은 최초 계약일로부터 10년 동안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A씨는 계약갱신 요구를 통지했으므로 임대차계약은 적법하게 갱신될 것이고, 따라서 상가를 내줄 의무가 없다"고 못 박았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임대인(건물주)의 요구는 일방적인 것에 불과하므로, A씨는 법이 정한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사실, 건물주 역시 자신에게 불리한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보수공사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상가임대차법에는 건물주가 갱신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경우를 명시해놨는데, 그중 하나가 '임대인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려는 경우'다. 그렇다면 이를 근거로 건물주가 A씨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하려는 것.
하지만 변호사들은 그렇다고 해도 건물주가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의 경우도 법에 따른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기준이란 △임대차계약 당시 건물 철거나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알린 경우 △건물이 노후‧훼손돼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다.
하지만 건물주가 말한 보수공사는 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A씨는 해당 상가 계약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만약, 건물주가 "나가라"며 A씨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세안의 정진규 변호사는 "A씨가 상가를 비워주지 않으면, 임대인이 건물명도 소송을 제기할 확률이 높다"며 "법률에서 규정한 사유가 아니면 비워줄 필요가 없기에 소송으로 대응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도 "상대방이 명도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명도 의무가 없음을 주장하며 10년 기간을 채우면 되고, 월세도 연 5%의 범위에서 올려 주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