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석사도 속았다…'녹취 없는' 다이어트 사기, 필승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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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석사도 속았다…'녹취 없는' 다이어트 사기, 필승 전략은?

2026. 01. 30 09: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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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죄는 하늘의 별 따기'…전문가들, '표시광고법'과 '진술의 구조'가 핵심이라 조언

기초의학 석사가 다이어트 업체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으나 증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기초의학 석사 학위까지 가진 전문가가 다이어트 업체의 허위·과장 설명에 속아 계약했다며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결정적 증거인 상담 당시 녹취는 없는 상황.


고소인 조사를 앞두고 '어떻게 업체의 기망 행위를 입증해야 할지' 막막함을 토로하는 그에게, 법률 전문가들은 "사기죄 입증은 극히 어렵다"면서도 "'진술의 구조'와 '정황 증거'를 통해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녹취 없는 상담, '말뿐인 약속' 어떻게 증명하나


기초의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까지 취득한 A씨. 그는 최근 한 다이어트 업체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뒤, 다음 주 월요일 경찰의 고소인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있다. A씨는 "상담 당시 업체가 나를 기망한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하지만, 상담 내용을 녹음한 자료가 없어 어떻게 진술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그는 "업체 측 주장이 명백한 사기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강하게 주장해도 되는지, 또 내 전공을 증명하기 위해 석사 졸업증명서를 제출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A씨는 업체가 사용하는 기기가 다이어트 목적으로 허가받은 것이 아니라고 의심해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업체는 "절차대로 진행하면 그때 성심성의껏 대답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계약의 중요 내용을 소비자가 물어도 알려주지 않는 업체의 태도에 A씨의 혼란은 더욱 커져만 갔다.


'사기죄는 어렵다'…전문가들,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우회 조언


법률 전문가들은 다이어트 업체를 상대로 '사기죄'를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다이어트 업체의 주장이 사기라고 주장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표시광고법 상 허위, 과장광고 여부를 문제 삼아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입니다"라고 단호하게 조언했다.


이는 법원이 영업 활동에서의 다소의 과장이나 효과에 대한 강조를 '기망행위'라는 범죄로 판단하는 데 매우 신중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다이어트 업체가 사기가 인정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라고 지적하며, "고소 자체를 사기보다는 허위광고 쪽으로 접근해야 송치, 기소 가능성이 높아집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사기'라는 결론을 강하게 주장하기보다는, 어떤 설명이 사실과 달랐고 그로 인해 어떤 착오에 빠져 계약하게 됐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지식은 '양날의 검'…'교묘한 기망' 입증의 열쇠로


그렇다면 A씨의 '기초의학 석사'라는 전문성은 수사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할까? 변호사들은 이를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지만, 잘 활용하면 강력한 무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유한) 한별 허은석 변호사는 "단순히 ‘전공자도 속았다’가 아니라, 해당 설명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거나 허가 목적과 다른 방식으로 사용된 정황이 있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보조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즉, 전문 지식이 있기에 더 구체적인 질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가 교묘한 설명으로 이를 속였다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13년간 경제범죄수사팀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전문 지식이 있는 의뢰인이 속았다는 것은 그만큼 업체의 기망행위가 교묘하고 적극적이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며 A씨의 전문성이 오히려 업체 사기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리한 정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것만 기억하라'…경찰 조사 승패 가를 3대 진술 원칙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조사 대응 전략의 핵심은 '감정'이 아닌 '사실'과 '논리'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고소인 진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기라고 느꼈다’는 평가가 아니라, 계약 체결 당시 업체가 어떤 사실을 어떻게 왜곡·은폐했고 그로 인해 본인이 어떤 잘못된 인식을 하게 되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를 종합하면, 녹취 자료가 없는 A씨가 경찰 조사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진술 원칙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승-전-결'이 아닌 '기망-착오-결제'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라. 어떤 허위 설명(기망)을 믿었고, 그 믿음 때문에 어떤 잘못된 판단(착오)을 했으며, 그 결과 계약금을 지불(처분행위)했는지 명확한 흐름으로 진술해야 한다.


둘째, 모든 정황 증거를 총동원하라. 녹취가 없더라도 업체의 광고, 안내 책자,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그리고 기기 정보 제공을 거부한 사실 자체가 모두 업체의 '기망 의도'를 입증할 강력한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


셋째, '억울함'의 토로가 아닌 '사실'의 보고서가 되라. 수사관이 원하는 것은 피해자의 감정이 아니라, 범죄 혐의를 구성할 객관적 사실이다.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준비한 사실관계를 전달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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